요즘 '하나TV'라는 일종의 VOD(Video On Demand) 서비스가 TV동영상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 서비스로 인해 하나로텔레콤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돌파구를 찾았고 기존에 이미 '홈앤'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서비스를 하던 KT는 이 서비스 이름을 '메가패스TV'로 바꾸고 바싹 긴장을 하고 있다.

그동안 먼저 VOD 서비스를 해오던 KT 입장에서는 IPTV라는 새로운 거대시장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다가 낭패를 본 셈이 되었다. 하나TV는 이 기세를 몰아 KT 등 다른 업체들이 정상적인 IPTV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는 시점 전에 가입자를 최대한 확보하여 앞으로 다가올 IPTV 시장에서는 자신들의 입지를 확고히 할 생각이다.
이 두 회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TV포털이란 건 그럼 무엇인가?
아주 단순하게 보자면 TV를 커면 인터넷의 포털들 같은 형태로 TV 첫화면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 첫화면에 다양한 채널과 동영상들이 표시되어지고 원하는 것을 클릭하면 그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프로그램을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볼 수가 있다.
그럼 'TV포털'과 'IPTV'는 무엇이 다른가? 가장 큰 차이점은 IPTV에서는 KBS나 MBC, SBS 같은 공중파 방송국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하나TV나 메가패스TV는 TV포털므로 실시간으로 공중파를 볼 수는 없다. 즉 현재 방송에서 '황진이'를 하고 있다면 TV포탈의 가입자들은 얼마 후에나 이를 볼 수가 있다. 하나TV의 경우 상영 후 12시간 이내에는 서비스를 할 수 없도록 계약하고 있다. KT는 이런 시차 때문에 서비스 가입자를 유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실시간 방송이 가능한 IPTV를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
여기서 규제의 문제가 발생한다. TV포털에서 실시간 공중파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방송위원회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 공중파 방송이던 케이블TV방송, 스카이라이프방송 등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법으로 방송위원회의 규제를 받게 돼 있다.
현행법상 방송은 허가를 받아야만 할 수 있기 때문에 방송국 허가를 못받은 KT나 하나로텔레콤에서는 실시간 방송 서비스 할 수가 없다.
현재 IPTV에 대해서는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가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어 두 조직을 통합하는 기구가 출범하기전까지는 IPTV에 대한 법률적인 정비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TV'는 한동안 실행할 수 없는 IPTV보다는 그 가능성을 미리 만들어 둘 수 있는 TV포털을 선택했고 현재까지는 나름대로 성공적이란 평가를 듣고 있다.
하나TV 서비스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시청자들이 케이블TV와는 다른 시청행태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타임즈는 하나TV 이용 고객들의 콘텐츠 이용현황을 기사화 했다. 이 기사를 보면 유아(21.07%), 국내외 영화 (19.91%), MBC(12.30%), 어린이(11.33%), SBS(11.20%), 에로스(7.25%), 연예·오락(6.25%) 순이었다고 한다. 기존의 공중파 방송이 아닌 전문 프로그램을 시청자들이 많이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가 일시적이거나 짧은 기간의 서비스로 인한 통계적 오류가 아닌 지속적인 것이라면 TV포털이 앞으로 그 가능성을 자신할 만한 변화의 징표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현재까지 동영상 시장은 공중파 방송이 생산해낸 프로그램의 그늘을 벗어나서는 생존하기 힘든 것이 현실적인 상황이었고 이런 현실을 어쩔수 없는 것으로 받아 들여서 IPTV의 공중파 실시간 방송이 중요시 되었던 것이었는데 그 변화의 가능성은 의미가 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 시대가 되면서 정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수 많은 기술의 진보와 서비스의 탄생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서 대부분 기술적인 새로움에 눈이 가게 되어 이를 받아들이는 시청자들, 소비자들의 변화에는 큰 신경을 못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소비자들이 원하는 서비스이고 이를 공급하기 위해 어떤 것을 해야하는지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고 소비자를 연구해야 할 것 같다.
www.showpd.pe.kr 쇼피디 고찬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