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의 사진이 블로거들을 규제할 수 있는 법안으로 이어질지 모르겠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블로거들이 불협화음, 혼돈, 선동적인 거짓말을 올리는 것을 막기 위해 강력한 인터넷 법안 제정을 검토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AFP통신이 3일(현지시간) 더스타( the Star newspaper)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는데요.

보도에 따르면 공초하( Kong Cho Ha) 말레이시아 과학기술부 장관은  독자들을 모으기 위해 논란의 소지가 있는 글을 쓰는 일부 블로거들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이들을 막을 수 있는 사이버 법안 제정을 논의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블로그가 올려놓은 정보때문에 벌어지는 혼란을 막으려면 규제 법안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그가 이같은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지난달 어느 야당 국회의원 웹사이트에 올라온 한장의 사진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이 사진은 한 무슬림 남성과  무슬림 여성 국회의원을 다룬 것인데, 내용이 좀 민망합니다. 목욕가운을 입은 남성이 호텔방으로 보이는 곳에서 그의 가슴에 여성을 앉혀놓은 것이라고 하는군요.

이 사진은 정치 스캔들로 이어졌습니다.  두사람은 결혼한 사이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칼와트죄을 범했다는 비난도 일고 있는 듯 합니다. 말레이시아 이슬람 법정은 칼와트죄라고 하여 남녀가 매우 친밀한 관계로 보여지거나 단둘이 함께 있는 경우도 처벌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사진을 이유로 공초하 장관은 "블로거들이 선동적인 기사을 올리는 것을 막으려면 규제가 필요하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블로거로 인해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그냥 명예 훼손같은 죄를 물으면 되지 않을까요? 별도 규제 법안이 필요하다는 것은 납득이 잘 안되는군요. 문화적 차이를 이해못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사족은 달지 않겠습니다. 참고로 말레이시아 블로거들은 주류 언론에 대해 대안적인 견해를 제시하는데 정평이 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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