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홈페이지(또는 블로그)는 시각장애인을 얼마나 배려하고 있나요?

윤성태 한국방송통신대 시각장애인 동호회장은 "시각장애인 전용 페이지를 지금처럼 엉터리로 만드느니, 차라리 기존 홈페이지의 접근성을 보강해 주는 게 낫다"고 말했습니다. 대개의 홈페이지는 그림이나 동영상을 곁들여 화려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게다가 수많은 링크로 이뤄진 것이 홈페이지입니다.

이 경우 어떻게 하는 것이 시각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일까요.


일반인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그림설명'입니다. HTML 태그를 조금만 아는 분이라면 'alt' 태그를 쉽게 떠올릴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림설명'이 시각장애인의 웹서핑 도우미가 될 수 있을까요.

이렇습니다. 시각장애인은 PC를 이용할 때 '스크린 리더'라는 음성출력 프로그램을 이용합니다. 화면 속 글자들을 음성으로 읽어주므로, 화면이 보이지 않아도 소리를 듣고 화면구성과 각 버튼의 위치 및 기능을 파악할 수 있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홈페이지 기능 버튼은 그림(이미지)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홈페이지 로고 이미지를 누르면 메인페이지로 이동하도록 한다거나, '공지사항', '방명록' 버튼을 JPG나 GIF 이미지로 만들어 넣고 이를 클릭하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하는 식입니다. 그런데 그림파일만 달랑 올려놓으면 시각장애인은 그 그림이 페이지 어디쯤에 있는지, 어디로 이동하는 버튼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 때 'alt' 태그로 그림설명을 넣어두면 스크린 리더가 이를 읽어들여 시각장애인에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더욱 이해가 쉽습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홈페이지를 볼까요.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 페이지 소스를 보면 주요 메뉴마다 'alt' 태그로 설명을 붙여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그림설명 덕분에 시각장애인들은 그림이 보이지 않아도 스크린 리더를 이용해 해당 메뉴를 식별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홈페이지

미리 고백컨대, 블로터닷넷도 이같은 접근성 향상 노력을 게을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미처 신경쓰지 못했다"는 게 맞겠습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사이트 내 이미지들에 'alt' 태그를 하나씩 달아 나갈 것입니다.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개인 블로그, 특히 태터툴즈같은 설치형 블로그 운영자라면 얘기가 좀더 쉬워집니다. 사이트 대문부터 주요 메뉴 구성까지 직접 꾸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블로그 로고나 이미지로 된 메뉴에 이제부터 'alt' 태그로 그림설명을 달아둡시다. 아주 약간의 시간과 노력만 투자하면 시각장애인이 불편 없이 드나드는 사이트로 바꿀 수 있습니다. 좀 거창하게 말하면 '비장애인 누리꾼의 사회적 책임'이라고나 할까요.

블로터닷넷의 블로그 편집창에는 그림설명을 손쉽게 달 수 있는 기능이 들어있습니다. 글 편집모드에서 그림을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눌러 '이미지 속성'을 선택하면 이미지 설정창이 뜨는데요. 여기서 '이미지 설명'을 채워넣으면 됩니다. 'alt' 태그로 그림설명이 붙는 것이죠. 귀찮고 번거롭더라도 이제부터 약간의 시간과 노력을 '기부'하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미국은 모든 홈페이지에 그림설명을 의무적으로 달도록 법제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법으로 강제하는 것도 방법이긴 합니다만, 자율적으로 바꿔 나간다면야 더욱 좋겠죠. 개인의 작은 노력들이 모이면 눈먼 사이버 세상을 조금씩 눈뜨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블로터닷넷 이미지 설정창의 '이미지 설명' 입력 메뉴

▲블로터닷넷 이미지 설정창의 '이미지 설명' 입력 메뉴. 

이미지 설명 입력 후 모습. 해당 이미지 설명이 풍선말로 뜬다.

▲이미지 설명 입력 후 모습. 마우스 커서를 이미지 위로 옮기면 해당 이미지 설명이 풍선말로 뜬다. 

아시아나항공 시각장애인 전용 페이지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개설한 시각장애인 전용 페이지. 그림을 없애고 텍스트 중심으로 꾸미고 텍스트 확대·축소 기능을 도입했다. 마우스 이용이 불편한 시각장애인을 위해 단축키보드로 모든 메뉴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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