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딕닷컴에서는 아이폰이 현지시간으로 18일 출시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설마하고 그냥 넘어갔지요. 

그런데 오늘 외신들을 보니, 아이폰(iphone)이 정말로 18일 발표된다고 합니다. 애플컴퓨터가 드디어 휴대폰을 선보이느냐구요?  그것은 아닙니다.  시스코시스템스 자회사인 링크시스에서 아이폰 브랜드의 인터넷 전화(VoIP)를 선보인다는 소식입니다. 아이폰은 앞으로 시장에서 스카이프의 VoIP 서비스를 지원합니다.

그동안 언론과 블로고스피어는 내년초 선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애플표 휴대폰을 아이폰이란 이름으로 불렀습니다.  아이팟(ipod)과 휴대폰의 결합이란 의미에서 아이폰은 애플표 휴대폰에 어울리는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애플은 이에 대해 일체의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비즈니스위크 인터넷판을 보니 시스코는 지난 2000년 인포기어를 3억1천만달러에 인수하면서 아이폰에 대한 상표권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인포기어는 96년 아이폰를 상표로 등록했다는군요. 이를 감안하면 애플표 휴대폰이 아이폰으로 불리운 것은 넌센스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꼭 그렇게 볼일은 아닌 듯 합니다. 애플 관련 사이트들이 발견한 사실인데 iphone.org란 도메인을 치면 애플 홈페이지로 들어가버립니다.  이는 애플 역시 아이폰 브랜드에 관심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링크시스가 선보이는 인터넷전화 아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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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의 끈은 아직 남아 있다?

시스코가 상표권을 가진 이상, 애플이 휴대폰에 아이폰이란 이름을 달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비즈니스위크는 애플이 시스코의 동의아래 아이폰 브랜드를 쓸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애플과 아이폰간 인연의 끈은 남아 있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될까요?

애플이 이름 때문에 머리가 아팠던적은 아이폰이 처음은 아닙니다. 애플컴퓨터는 비틀즈 음악 판매 전문 업체인 애플사와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분쟁을 벌여온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좀더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여기서부터 비틀즈 음악 판매 업체는 애플, 아이팟과 매킨토시를 공급하는 애플은 애플컴퓨터란 공식 이름으로 표기하겠습니다.

애플은 지난 80년 애플컴퓨터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는데 애플컴퓨터로부터 "음악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아낸뒤 소송을 취하합니다. 오랜 공방의 서막이 열린 것이지요.

이후 양사는 89년 음악 작업이 가능한 매킨토시가 등장하면서 다시 한번 법정 다툼을 벌이게 됮는데요, 당시 애플컴퓨터는 합의금 2천650만 달러를 지불하고 매킨토시의 작곡 기능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공방을 마무리짓습니다. 

악연은 이후에도 계속됩니다. 애플컴퓨터가 2003년 온라인 음악 서비스 '아이튠스'를 내놓자 애프이 다시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이 싸움은 지난 5월 영국고등법원이 애플컴퓨터의 손을 들어주면서 지루한 공방의 종지부를 찍게 됩니다. 애플컴퓨터와 애플간 악연에 대한 얘기는 아이뉴스24 기사 '비틀즈가 아이팟에 데뷔한다' 를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앞으로 애플컴퓨터는 휴대폰에 어떤 브랜드를 사용하게 될까요? i란 글자에 휴대폰 뉘앙스가 풍기는 단어를 추가할지, 아니면 예상을 깨고 새로운 브랜드를 쓰게 될지 정말로 궁금해 집니다. 참고로 저는 애플 휴대폰이 나올때까지 아이폰이 아닌 '애플표 휴대폰'이란 문구를 사용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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