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구글이 경쟁 웹오피스 서비스인 한컴씽크프리를 인수할 것이란 보도가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블로고스피어가 후끈 달아오른 바 있다. 어느 업계건 구글의 국내 행보는 크나큰 관심거리다. 구글의 행보에 따라 국내 인터넷업계는 물론 산업 전체가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도 있다. 열린 구글과 그 적들, 혹은 동지들은 누구일까. 그 동안의 행보와 업계의 예측들을 모아 그림으로 정리해보았다.

구글 경쟁 및 제휴
▲ 구글 경쟁 및 제휴

? 최근 구글의 움직임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다음과의 키워드검색광고 제휴다. 다음은 지난 11월9일 자회사인 나무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구글과 애드워즈 광고 리셀러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 12월13일에는 클릭당 과금(CPC) 방식의 키워드검색광고 계약을 체결했다. 키워드검색광고 시장은 내년 5500억원이 예상되는 대규모 시장으로, 지금까지 야후의 자회사인 오버추어코리아가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었다. 이번 계약으로 구글은 한국내 기존 고객인 엠파스에 이어 든든한 우군을 확보해, 오버추어가 점령한 국내 검색광고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의 발판을 마련했다.

? 국내 검색광고시장의 최대 고객인 NHN(네이버)은 다음과 구글의 제휴 5일 뒤인 12월18일, 예상대로 오버추어코리아와 키워드검색광고 계약을 맺었다. NHN-오버추어 대 다음-구글의 검색광고 2파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 삼성전자, SK텔레콤과 구글의 제휴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구글은 지난 11월9일 미국내 '구글 모바일 지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SK텔레콤이 미국 스프린트와 손잡고 서비스하는 모바일 가상사설망인 '헬리오'를 통해 제공되는 이 서비스에 삼성전자는 '드리프트' 단말기를 공급했다. 지난 12월18일에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드리프트폰 공급 확대를 포함한 국내외 전략적 제휴 강화 방안도 발표했다. 앞선 10월말에는 SK텔레콤이 구글과 모바일 검색 관련 제휴를 맺었다.

? 한컴씽크프리는 지난 9월말 네이버와 '씽크프리 오피스'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11월에는 업무제휴를 맺고 씽크프리 오피스를 네이버를 통해 독점 공급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두 업체의 합작품 '네이버 오피스'는 예정대로라면 내년 2분기께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

? 최근 블로고스피어를 뜨겁게 달군 구글의 씽크프리 인수는 실현될 것인가. 현재로선 한컴측의 주가높이기 전략일 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네이버와 공식 계약까지 맺은 상황에서 구글과 인수합병을 추진하기엔 여러 면에서 무리가 따른다는 것. 그렇지만 인수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떠오르는 신흥 시장인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세계적 인지도를 얻은 씽크프리 오피스가 구글 독스의 최적의 파트너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 네이버-씽크프리 오피스에 맞서 구글이 최근 든든한 우군으로 떠오른 다음과 손잡는 시나리오도 그려볼 수 있다. 다음으로선 네이버 오피스의 대항마로 구글 독스만 한 연합군이 없고, 구글로서도 국내 SaaS 시장 연착륙을 위해선 토종 포털과의 제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 네이트,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와 구글의 맞손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지난 10월에 820여억원을 들여 엠파스를 인수한 SK커뮤니케이션즈로선 엠파스와의 검색서비스 통합 내지는 융합이 자연스런 수순이다. 이 과정에서 엠파스와 CPC 검색광고 제휴를 맺어온 구글과 파격적인 조건으로 검색광고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모기업인 SK텔레콤이 구글과 모바일 검색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물론 아직은 시나리오에 불과하다. 구글과 오버추어의 경쟁이 과열될 경우 SK커뮤니케이션즈는 둘 사이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저울질하는 여유를 부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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