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떠도는 UCC는 엄밀히 말하면 '펌질'이 대부분입니다. 진정한 UCC라 할 수 없죠. 우리 제품은 누구나 손쉽게 UCC를 만들 수 있는 진정한 저작도구입니다. 서버에 설치해두고 쓰는 제품으로는 감히 세계 최초이자 최고라 자부합니다."

이런 식의 설명이라면 의심부터 하고 보는 게 사람 마음이다. 더구나 방귀깨나 뀐다는 대기업 고위 관계자의 입에서가 아니라, 이름조차 생소한 벤처기업의 젊은 사장이 내뱉는 말이라면 더욱 그러할게다. 강송규 엔에이포(NA4) 사장이 이처럼 큰소리치는 건 그만큼 '플래온'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강송규 NA4 사장
▲ 강송규 NA4 사장

플래온은 플래시 기반의 멀티미디어 UCC 제작 솔루션이다. 사진이나 텍스트, 음악과 동영상 등을 이용해 자기만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웹 기반 저작도구다. 개인 이용자가 PC에 설치해두고 쓰는 제품은 아니다. 서비스 업체의 서버에 설치해 두면, 이용자가 해당 웹사이트에 접속해 쓰는 '서버 기반 솔루션'이다.

플래온이 최근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차세대 싸이월드 서비스인 'C2'에 플래온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은 사실이 최근 알려진 것이다. 그 덕분인지 요즘 강 사장을 부르는 휴대폰 벨소리도 부쩍 잦아졌다고 한다.

설치 없이 손쉽게 쓰는 멀티미디어 UCC 저작도구

강송규 사장이 내세우는 플래온의 자랑거리는 3가지다. ▲별도의 설치가 필요없는 서버 기반 솔루션 ▲서버와 네트워크 부하를 최소화하는 데이터 동시 분산처리 기술 ▲다양하고 손쉬운 편집 기능이 그것이다.

"지금도 미니홈피나 블로그 서비스에 비슷한 편집툴이 있는데요. 대부분 액티브X 컨트롤러를 설치해야 이용 가능한 서비스들입니다. 그 때문에 액티브X를 지원하지 않는 웹브라우저나 리눅스, 매킨토시 이용자는 제대로 쓰지 못하는 불편함이 있었죠. 플래온은 전세계 웹사이트의 98%가 설치해 쓰고 있는 플래시 기반의 편집도구입니다. 서버에 한번 설치해두면 이용자가 따로 내려받아 설치할 필요도 없는데다, 어떤 웹브라우저나 운영체제에서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이죠."

전문 편집기술이 없어도 누구나 손쉽게 자신만의 멀티미디어 UCC를 만들 수 있다는 점도 플래온의 자랑거리다. 핵심은 손쉬운 편집기능. 동영상 뿐 아니라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나 좋아하는 음악과 문장을 모두 UCC 편집 소재로 쓸 수 있다. 사진 위에 다이내믹하게 움직이는 사랑고백 문구를 집어넣거나, 사진 귀퉁이에 동영상을 조그맣게 띄우는 것도 가능하다. 동영상 녹화나 편집도구가 없더라도 과거의 추억이 담긴 사진과 음악, 편지로 자신만의 동영상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휴대폰 사용자를 위한 m플래온(mFlaon)도 제공된다. PC에서 자신만의 UCC를 만들어 휴대폰으로 전송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시범서비스중인 마킹넷을 방문하면 플래온과 m플래온을 이용해 직접 멀티미디어 UCC를 제작하거나 다른 이용자들이 만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강송규 사장은 전문 디자이너다. 한창때는 제법 큰 디자인회사를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어느 날 문득 회의가 밀려왔다. '돈을 내는 기업고객만을 위해 일할 게 아니라, 일반인도 손쉽게 디자인 작업을 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 디자인의 패러다임을 바꿔보는 거야.' 물론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2002년말부터 개발을 시작해 2003년에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았는데요. 당시엔 블로그나 UCC란 개념 자체가 생소하던 때였습니다. 기업들도 비용이 적게 들고 트래픽 과부하도 줄인다는 이유로 대부분 액티브X를 쓰고 있었고요. 우리 제품이 딱히 쓸모가 없었던 분위기였어요. 게다가 제품 자체도 기술적으로 불완전한 상태였습니다."

제품을 좀더 다듬고 손질한 뒤 아예 처음부터 외국 시장을 공략했다. 때마침 미국 라이코스를 인수한 뒤 1인 미디어 서비스를 준비하던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눈에 플래온이 들어왔다. "액티브X를 거의 쓰지 않는 외국 인터넷 환경에서, 플래온만큼 적합한 서버기반 솔루션이 없었다"고 강송규 사장은 당시를 회상한다.

편집도구 넘어서 멀티미디어 플랫폼으로 

플래온은 지난해 9월 미국 라이코스 플래닛에 탑재되면서 존재를 처음 알렸다. 세계 최대 e메일 서비스업체인 미국 메일닷컴과 중국의 메시징 솔루션업체 아웃블레이즈, 일본의 모바일 콘텐츠 솔루션 개발업체 휴베이스아이 등이 잇따라 플래온을 도입했다. 국내에선 싸이월드 C2가 첫 도입사례다. 한국에서 만든 솔루션이 바다 건너 여러 나라를 거쳐 이제서야 고국으로 U턴한 셈이다.

플래온 예제화면
▲ 플래온 예제화면

강 사장과 플래온에 대한 대접도 달라졌다. 포털사이트과 이동통신업체 등 이름만 대면 알 만 한 국내 업체들이 플래온에 눈독을 들이고 옆구리를 쿡쿡 찔러댄다. 유명 해외업체와의 공급 계약도 진행중이다. "아무래도 C2에 탑재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러 군데서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강송규 사장은 멋쩍게 웃는다.

여기가 끝은 아니다. 플래온이 꾸는 꿈은 좀더 크다. "지금은 플래온이 단순한 UCC 편집과 재생도구로 보이겠지만, 멀리 보면 저작도구를 넘어서 UCC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송규 사장은 힘주어 말한다. 예컨대 플래온으로 만든 동영상에 시계를 걸거나 실시간 날씨정보창을 띄울 수도 있다. 이 기능은 지금도 플래온 2.0 베타버전에 구현돼 있다. 플래온이 UCC 저작도구인 동시에 다양한 UCC가 모여든 포털사이트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얘기다. 첫 만남에서 그가 낮지만 강한 목소리로 강조했던 '세계 최초…' 얘기가 더 이상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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