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보조 사양인 '내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이 작동되고 있는 테슬라 신형 모델Y /사진=조재환 기자
주행보조 사양인 '내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이 작동되고 있는 테슬라 신형 모델Y /사진=조재환 기자

 

정부가 완전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24일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국토교통부의 ‘자율주행차 현장공개 토론회’ 일부 내용에 대한 논란이 엿새 넘게 계속되고 있다. 국내에 완전한 자율주행 시장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2년 정도의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학계와 업계의 의견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같은 사태가 계속되면서 우리나라의 테슬라 완전자율주행(FSD) 도입이 2년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테슬라 FSD는 미국과 중국, 호주 등에 확산됐고 일본에서도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언제 들어올지는 아직 알 수 없어 국내 테슬라 오너들의 불만이 큰 상황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최준원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2025년을 자율주행 기술의 원년으로 생각하며, 이때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기 시작한 해”라며 “그런 측면에서 외국 기술을 받아들여 경쟁하기에는 아직 국내 자율주행 업체들의 기술력이 그 정도로 올라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이거를 완전히 개방하지 않고 계속 갈 수는 없으며 언젠가는 열어야 한다”며 “아직은 우리나라의 자율주행 기술력이 덜 준비된 상황이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1~2년 내 충분히 올라올 수 있는 만큼 그때 해외 자율주행에 문을 열어주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24일 유튜브로 생중계된 국토부 주최 '자율주행차 현장공개 토론회' /사진=국토부 유튜브 채널 갈무리
24일 유튜브로 생중계된 국토부 주최 '자율주행차 현장공개 토론회' /사진=국토부 유튜브 채널 갈무리

 

이 같은 최 교수의 발언이 국토부 유튜브 채널에 올라오자 '토론이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를 보호하자는 소리'라는 등의 부정적인 댓글이 수백개나 달렸다. 한 네티즌은 '왜 국민들이 내수기업들의 눈치를 보고 기다려야 하는가'라고 지적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쇄국정책의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게 아닌가'라는 댓글을 남겼다.

최 교수는 30일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블로터>의 이메일 질의에 자신이 토론회에서 언급한 ‘이거’는 ‘중국 로보택시 기업들의 국내 서비스 시장 진출’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레벨2 이상의 테슬라 FSD 도입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현대차는 현재 자율주행 개발에 대한 역량과 지원이 충분하며, 현대차 같은 국내 완성차 업체를 보호하려는 것은 저의 목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만약 해외 로보택시 기업이 국내에서 서비스를 본격화하면 플랫폼 사업의 특성상 국내 로보택시 기업들의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최 교수는 '개인적으로 테슬라 FSD 도입에 찬성하며 저도 테슬라 FSD를 사용하고 싶은 소비자 중 하나'라면서 '테슬라의 자율주행이 들어오면 국내 산업도 자극을 받아 경쟁을 통해 더 발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행사 당시 최 교수의 발언에 대해 “해당 교수의 발언은 국토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테슬라 로보택시 '사이버캡'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태운 채 미국 로스엔젤레스 워너브러더스스튜디오를 통과하고 있다. /사진=테슬라 유튜브 라이브 방송 캡처
테슬라 로보택시 '사이버캡'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태운 채 미국 로스엔젤레스 워너브러더스스튜디오를 통과하고 있다. /사진=테슬라 유튜브 라이브 방송 캡처

 

이에 <블로터>는 수차례 국토부에 테슬라 FSD 도입 움직임과 관련한 질문을 보냈다. 이에 국토부 관계자는 테슬라가 2024년 12월18일 우리나라에 ‘향상된스마트차량호출(ASS)’ 기능을 도입했을 때 '테슬라의 FSD 국내 도입 자체를 따로 막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5년 내 전 세계에서 FSD를 상용화하겠다고 예고했을 때 '테슬라는 자기인증제도를 활용해 국내에 FSD를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아직도 구체적인 테슬라 FSD 도입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다.  

테슬라는 이미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상위권에 오른 브랜드 중 하나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 자료에 따르면 올 1~8월 테슬라의 전체 신규 등록 대수는 3만4543대로 BMW(5만1228대), 벤츠(4만1379대)에 이어 3위다. 특히 올해 신형 모델이 출시된 테슬라 '모델Y'의 1~8월 국내 신규 등록 대수는 총 2만8674대(그룹 통계 기준)로 1위다. 차량 판매량이 점차 늘어나는 만큼 FSD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본사와 테슬라코리아는 아직 공식적으로 우리나라의 FSD 도입 가능 시기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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