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네시스의 유일한 전기차 전용 모델 GV60의 판매 부진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제네시스는 부진을 겪는 GV60에 고성능 트림 ‘마그마’를 추가해 판매 회복과 고성능 전기차 시장 선점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블로터는 9월 23일 경기도 성남시 한 건물에서 위장막으로 가려진 제네시스 GV60 마그마 트림을 포착했다. 차량 전면부는 기존 GV60처럼 MLA(Micro Lens Array) 기술이 적용된 두 줄 헤드램프가 유지됐지만 범퍼 디자인은 기존 GV60과 다른 형태를 보이고 있었다. 특히 앞바퀴에는 마그마를 상징하는 오렌지색 브레이크 캘리퍼가 장착된 것이 확인됐다.
제네시스는 9월 30일 위장 테이프가 씌워진 GV60 마그마 트림이 레이싱 트랙을 주행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사진 속 차량은 일반 사이드미러와 리어스포일러가 장착된 모습이었다. 이는 2024년 3월 미국 뉴욕에서 공개된 GV60 마그마 콘셉트카가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달았던 것과 대비된다. 양산형은 콘셉트와 달리 일반 사이드미러가 적용됐다.
제네시스는 GV60 마그마가 스웨덴, 미국, 뉴질랜드, 강원도 인제 등에서 주행 평가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고속 주행 안정성과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고온 환경에서 출력과 냉각 성능을 검증하는 혹서기 테스트도 진행됐다. 제네시스 고성능 차량 개발의 지향점인 ‘운전의 즐거움’을 구현하기 위한 절차라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 소속 브랜드(현대차, 기아, 제네시스)는 통상 유럽 브랜드와 달리 위장막 차량의 주행 테스트 장면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그러나 제네시스는 이례적으로 GV60 마그마 양산형의 테스트 장면을 공개했다.
이 같은 행보의 배경에는 GV60 판매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제네시스 판매 실적에 따르면 GV60은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이 534대로, 전년 대비 29.6% 증가했지만 현대차 포함 전체 10개 전기차 모델 중 가장 낮았다. 오히려 내연기관 플랫폼을 활용한 GV70 전동화 모델의 누적 판매량(868대)이 전용 전기차 GV60보다 많았다.
GV60 부분변경 모델은 올해 3월 출시됐다. 첫 출시 후 3년 5개월 만에 부분변경이 이뤄진 GV60은 84㎾h 배터리로 최대 481㎞ 주행거리를 확보했지만 판매 성과는 저조했다. △4월 147대 △5월 111대 △6월 80대 △7월 81대 △8월 91대에 그친 것이다. GV60 보급 확대에 차질을 빚은 제네시스는 고성능 마그마 브랜드를 통해 판매 회복과 브랜드 위상 제고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