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 제공=신한금융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 제공=신한금융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 6개월 남은 가운데, 시장에서는 연임 여부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진 회장은 2023년 3월 취임 이후 실적개선, 포용금융 확대, 디지털혁신을 병행하며 신한금융의 변화를 이끌어왔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금융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해 차기 대표이사 회장 선임 절차를 개시했다. 예년보다 1개월 빠르게 절차가 시작됨에 따라 진 회장의 연임 여부에 대한 논의가 조기에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진 회장의 경영성적표는 연임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근거다.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 3조374억원의 지배주주순이익을 거두며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손비용 부담과 금리 하락, 비은행 부문의 실적 변동 등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도 전년동기(2조7470억원) 대비 10.6% 성장했다.

은행 부문 순이익이 2조2668억원으로 그룹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증권(2589억원), 보험(3443억원), 카드(2466억원), 캐피탈(639억원) 등 비은행 계열사도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순이자이익은 5조7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고, 비이자이익은 전체 영업이익(7조2122억원)의 30.6%인 2조2044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익성의 척도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0.84%, 11.4%로 나타났다. ROA는 총자산을, ROE는 자기자본을 각각 기준으로 삼아 기업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신한금융은 자본적정성 측면에서도 국내 금융그룹 중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0.53%p 상승한 13.59%로 업계 선두인 KB금융그룹(13.74%)에 근접했다. 총자본비율은 16.2%에 이른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취임 이후 신한금융의 지배주주순이익 변화 추이 /그래픽=김홍준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취임 이후 신한금융의 지배주주순이익 변화 추이 /그래픽=김홍준 기자

진 회장은 꾸준한 주주환원 정책으로 시장의 신뢰도 확보했다. 신한지주 주가는 최근 1년간 5만6200원(2024년 9월27일)에서 7만900원(2025년 9월29일)으로 26.2% 상승했다. 이에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이 이어지면서 긍정적인 흐름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금융이 올해 주주에게 환원하는 금액은 2조3500억원이다. 여기에는 현금배당 1조1000억원에 자사주 매입·소각 1조2500억원(상반기 6500억원, 하반기 6000억원)이 포함된다. 

진 회장 체제에서 글로벌 사업도 매년 비중을 높이며 그룹 도약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해외 리스크 관리와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글로벌 수익 안정화에 힘을 기울였다. 상반기 글로벌 부문의 순이익은 4315억원으로 전체 이익의 14%를 차지한다. 베트남, 일본, 카자흐스탄 등 해외법인의 실적이 견조하게 늘었다.

진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포용금융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주요 과제로 삼고 금융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친환경금융에 18조7000억원을 공급했다. 이는 2030년까지 달성할 목표인 30조원의 62.3%에 해당한다. 생산적 금융을 위해서는 그룹 전체가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에 따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구체적이고 진정성 있는 방안을 수립할 방침이다.

디지털혁신 성과도 연임 평가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은 상반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을 적극 도입하면서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 특히 데이터 기반 경영과 고객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강화해 수익성과 고객경험 모두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지털혁신 노력은 그룹의 안정적 성장동력으로 작용하며 진 회장의 연임 명분을 한층 강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일부에서는 내부통제와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과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신한금융 일부 계열사에서도 리스크 관리 미흡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이 진 회장의 연임에 잠재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고경영자(CEO) 본인이 생각하는 방향성을 보여주기에는 3년이라는 시간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재임 기간에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만들었다면 그룹의 장기 비전 달성을 위해서라도 연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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