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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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며 약 2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한다. 표면적으로는 재무구조 개선이 목적이지만 글로벌 최저한세 대응을 염두에 둔 이중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LG화학은 1일 이사회를 열고 LG엔솔 보통주 575만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한다고 공시했다. 기준가격은 9월30일 종가인 34만700원으로 처분 대금은 총 1조9981억원이다. 결제일은 이달 3일로 예정됐다.

PRS는 주식을 직접 시장에 내다 팔지 않고 증권사와 계약해 현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LG화학은 주식을 담보처럼 맡기고 현금을 미리 받아오는 대신 계약기간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주가 변동에 따른 차액을 증권사와 정산한다. 주식 보유 상태를 유지하면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절충적 수단이다. 대규모 매각에 따른 시장의 충격을 피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각보다 안정적인 수단으로 평가된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LG화학의 LG엔솔 지분율은 기존 81.84%에서 79.38%로 약 2.5%p 낮아진다. 단순한 지분율 하락 같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부터 시행한 글로벌 최저한세 제도와 연결하면 또 다른 의미가 있다.

해외 자회사가 현지에서 최소 15% 이상의 세금을 내지 않을 경우 모회사가 부족분을 본국에서 추가 납부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자회사에 대한 지배율이 높을수록 세 부담이 집중될 수 있는 만큼 LG화학의 지분율 조정은 결과적으로 글로벌 최저한세 리스크를 완화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LG화학 관계자는 "확보한 자금은 첨단소재, 바이오 등 신성장동력에 투입된 차입금 상환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가치 제고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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