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공식 출범하면서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 추진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저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시공 경험을 보유한 LS마린솔루션이 상당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출범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후정책 총괄과 탄소중립 이행을 통한 '탈탄소 녹색문명 전환'을 비전으로 선포했다. 특히 에너지 고속도로 조기 건설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성장전략 TF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에너지·전력망·첨단소재 등을 포함한 15대 초혁신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준공 시점을 2030년으로 조기화해 수도권과 전국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총 440km의 해저케이블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2030년 완공을 위해서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 발주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전북 새만금에서 경기도 화성까지 약 220km 구간에 해저케이블 왕복 2회선을 설치해 총 2GW급 전력망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케이블 제작과 포설에는 특수 선박과 고난도 시공 경험이 필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HVDC 프로젝트는 입찰 공고 후 해양 조사, 자재 수급, 생산·테스트, 운송과 포설까지 최소 4~5년이 소요된다"며 "2030년 완공을 위해서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사업자 선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HVDC 해저케이블은 한 가닥을 최소 50km 이상 단일 길이로 제작해야 하고 해상·해저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포설·접속 공정을 수행해야 하는 만큼 공사 난도가 매우 높다. 이 때문에 제작과 시공에 투입되는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어 조기 발주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저 HVDC 케이블 시공 경험을 동시에 갖춘 LS마린솔루션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LS마린솔루션은 최근 초대형 HVDC 전용 포설선 건조에 착수하며 사업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바다에 HVDC를 매설하기 위해선 전용 포설선과 포설경험(트렉레코드)을 갖춰야 한다. LS마린솔루션은 통신케이블 포설선 세계로호를 비롯해 △다목적 매설선 미래로호 △해저 전력 케이블 포설선 GL2030을 보유하고 있다.
올 3월엔 GL2030의 적재 용량을 기존 4000톤에서 국내 최대인 7000톤급으로 확대하는 개조를 완료했다. 덕분에 1회 출항 시 작업 기간이 기존 2주에서 최대 1개월로 연장돼 작업 효율성을 대폭 향상했다.
트렉레코드도 매년 강화하고 있다. 올 2월엔 96㎿ 규모 전남해상풍력 1단지 시공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더불어 현재 안마(532㎿), 태안(500㎿) 등 서해안 대형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본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빅테크와 함께 참여하는 JAKO 프로젝트는 올 하반기 착공해 2027년 완공 예정이다. LS마린솔루션은 부산~후쿠오카를 잇는 약 230km 해저 광케이블 시공을 맡게 된다.
또한 대만 TPC 해상풍력 2단지 사업의 해저케이블 매설도 진행 중이다. 이 계약은 국내 해저 시공사 최초의 해외 전력망 수주 사례로, 향후 2·3단계 사업에서 이어질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대만 해저시공 시장 진입 기반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성과에 수주 잔고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LS마린솔루션은 최근 2024년 연간 매출(1303억원)의 5배가 넘는 약 7200억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하며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향후 약 5년 치 매출을 이미 미리 확보한 수준으로, 중장기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매출의 5배 이상에 해당하는 수주잔고는 실적 가시성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지표"라며 "내년 초 서해안 HVDC 사업자 선정이 현실화될 경우 성장세는 한 단계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LS마린솔루션의 성장은 자회사 LS에코에너지의 해저케이블 사업 베트남 현지화가 본격화되면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앞서 LS에코에너지는 지난 8월 베트남 페트로베트남 그룹과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을 위한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