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인해 대표 고용지표 공개가 연기됐지만 노동시장이 이미 둔화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 제공=미국 상무부
/사진 제공=미국 상무부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사흘째 이어지며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은 이날 예정된 9월 비농업 부문 고용보고서 발표를 연기했다. 로리 차베스 디레머 노동부 장관은 “정부가 문을 여는 즉시 9월 고용 지표가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지표 발표는 미뤄졌지만 최근 나온 민간 부문의 자료에서 9월 기업들의 신규 채용과 임금 상승세가 둔화되고 노동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 공개된 미국 노동시장 관련 데이터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 ADP의 민간 고용 지표였다.

ADP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9월 고용은 3만2000명 감소해 8월의 수정된 수치보다 더 큰 폭으로 줄었다. ADP는 전반적인 채용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민간 ADP 지표는 정부 통계와 일부 괴리가 있다. 

노동연구 업체 레벨리오랩스는 미국 전역 인력의 3분의2를 포괄하는 1억개 이상의 직무 프로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일자리가 약 6만개 늘었다고 발표했다. 레벨리오는 자사 모델에 따르면 BLS가 3만8000개의 일자리 증가를 발표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레벨리오는 “종합적으로 보면 노동시장은 여전히 확장 중이지만 정체 속도의 확장에 그치고 있다”며 “현재 노동시장은 안정적이지만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보고서가 없어도 노동시장이 어떤 상황인지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며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모든 지표를 감안할 때 연준은 이달 말 금리 인하를 해도 괜찮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제조업 고용은 2023년부터 3개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감소세였고 서비스업 역시 9월까지 4개월 연속 인력이 감축됐다. 

씨티그룹의 베로니카 클라크 이코노미스트는 “제한적인 금리 수준, 관세 부담으로 인한 마진 압박, 정부 자금 및 인력 감축, 이민 둔화에 따른 수요 약화 등은 올해 고용 축소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네이비연방신용조합의 헤더 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은 거의 1년 가까이 얼어붙어 있었고 구직자들의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며 “미국인들은 이 경제 상황에서 발이 묶여 있다고 느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채용 둔화가 해고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은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실업률이 4.3%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연초보다 높지만 역사적으로는 낮은 수준이다. BLS 데이터를 일부 반영하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실시간 실업률 전망도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날 오스탄 굴즈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이 수치를 언급하며 “셧다운으로 공식 통계가 없는 것은 정책 입안자들에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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