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지정학적 불안정과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며 올해 들어 금 가격이 치솟았다.

7일(현지시간) 경제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004.40달러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는 4014.60달러까지 올랐다.
금 가격은 올해 들어 약 50%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며 달러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지정학적 불안정과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대표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렸다. 개인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도 금을 찾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도 금을 빠른 속도로 매입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이 제재를 부과하자 보유 자산을 미 국채에서 금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한 이후에도 금값이 추가로 상승했다. 시장은 연말까지 연준이 두 차례의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은 오는 29일에 다음 연방공개위원회(FOMC)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의 창립자 레이 달리오는 “포트폴리오의 약 15%를 금에 투자하라”고 조언하며 “채권은 부를 보존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달리오는 이어 “금은 포트폴리오의 일반적인 자산들이 하락할 때 오히려 잘 버티는 유일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골드만삭스는 금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과 중앙은행의 매수세를 근거로 내년 12월 금 가격 전망치를 온스당 4300달러에서 4900달러로 상향조정했다.
인베스코애셋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차오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현재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달러에 대한 헤지 수단이자 앞으로 닥칠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방어책으로 금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는 한 자릿수 초반일 가능성이 높지만 “5% 정도는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전날 금값이 4000달러에 근접함에 따라 신중한 접근을 권고했다. BofA는 금이 “상승세 피로” 국면에 진입할 수 있으며 이는 4분기 “조정 혹은 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