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모델이 단순한 질문에 답하는 수준에서 복잡한 추론으로 발전함에 따라 올해 컴퓨팅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AI 업계를 둘러싼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낙관론을 되살렸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 제공=엔비디아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 제공=엔비디아

8일(현지시간) 황은 경제전문 매체 CNBC 인터뷰에서 “올해, 특히 지난 6개월 동안 컴퓨팅 수요가 상당히 늘어났다”고 말했다.  

황은 “AI 추론 모델은 기하급수적으로 많은 컴퓨팅 파워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 결과가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수요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제 AI가 충분히 똑똑해져서 모두가 사용하고 싶어 한다”며 “지금 두 가지 기하급수적 성장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은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블랙웰에 대해 “수요가 정말, 정말 높다”며 “지금 우리는 새로운 구축의 시작점, 새로운 산업혁명의 시작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오픈AI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100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오픈AI는 엔비디아 칩을 사용해 10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는 미국 내 800만가구의 연간 전력 소비량에 해당되며 지난해 여름 뉴욕시 최대 전력 수요와 맞먹는 수준이다.

AI 경쟁에서 누가 앞서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답하며 황은 “미국은 지금 중국보다 그렇게 많이 앞서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AI를 지원할 전력을 훨씬 더 빠르게 확충하고 있다”며 “에너지 측면에서는 중국이 훨씬 앞서 있다”고 말했다.

황은 기존 전력망 외의 새로운 발전소를 직접 구축해야만 AI 산업이 빠르게 수요를 충족하고 일반 소비자들의 전기요금이 급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향후 데이터센터들이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하거나 원자력 발전을 활용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황은 “우리는 가능한 모든 형태의 에너지 생산에 투자해야 한다”며 “데이터센터가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면 전력망에 연결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일 수 있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황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비자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하에서는“ 자신의 가족이 미국으로 이주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은 대만에서 태어나 태국으로 이주했다. 이후 형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갔고 부모님은 약 2년 뒤 합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외국 전문 인력을 위해 고용주가 발급받는 H-1B 비자당 10만달러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황은 “우리 가족은 10만달러를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나와 가족이 미국에 올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민은 아메리칸드림의 토대“라며 “누구나 미국에 와서 열심히 일하고 약간의 재능을 발휘하면 더 나은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이상이 바로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은 엔비디아가 현재 1400건의 비자를 지원히고 있으며 앞으로도 직원들을 위해 H-1B 비자 수수료를 부담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또한 정책이 개선돼서 “우연한 기회들이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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