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이 iM뱅크 은행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후임 행장 인선 절차가 본격화됐다. iM뱅크가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뒤 최초의 행장 선임이라는 점이 관전 포인트로 꼽히는 가운데, '포스트 황병우'의 리더십이 조직 체질 개선과 성장 속도의 가늠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iM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12월 신임 행장 선임을 목표로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했다. 지주 부사장급에서는 성태문 그룹가치경영총괄, 천병규 그룹경영전략총괄, 박병수 그룹리스크관리총괄 부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은행 부행장급에서는 강정훈 경영기획그룹 부행장과 김기만 수도권그룹 부행장이 주요 후보로 거론된다. 금융권에서는 차기 행장 롱리스트에 10여명이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성 부사장과 강 부행장을 '2강'으로 예상하며 내부 경쟁 구도에 주목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황 회장과 같은 ESG전략경영연구소장 출신이다. 과거 황 회장이 이 연구소를 거쳐 1년 만에 은행장으로 선임된 경로와도 유사하다.
성 부사장은 영남대 출신으로 지점장·센터장·마케팅본부장을 역임한 영업통이다. 현장 기반의 전략 수립과 내부 조직 운영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강 부행장은 그룹 미래전략·신사업·기획 부서를 거친 전략형 인사로 시중은행 전환 이후 수도권 확장 전략을 주도했다. 수도권 출신이라는 점에서 지역색 완화 과제와도 연결된다.

앞서 행장직을 내려놓기로 한 황 회장의 천명은 그룹의 자본구조 안정화라는 성과에서 비롯됐다. iM뱅크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13.65%에서 올해 2분기 15.52%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방은행 중 최고 수준으로 황 회장이 추진한 자본비율 개선 정책이 완결 단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CET1 확충을 바탕으로 영업권 확장도 가속화됐다. iM뱅크는 올해까지 충청·강원·경기도 등의 지역으로 거점을 확대하며 전국 단위 영업 체제의 틀을 완성했다. iM금융 주가(10일 기준) 역시 1만3410원으로 올해 1월2일(8170원) 대비 64.1% 상승했다.
iM뱅크의 상반기 실적 상승도 두드러졌다. 연결기준 상반기 순이익은 25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다. 총여신은 59조154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58조8074억원)보다 3466억원 증가했다. 충당금 전입 규모가 줄며 이익 체력도 개선됐다.
다만 국내 영업점 198곳 가운데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 12곳에 불과하다 점은 신임 행장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는다. 건전성 측면에서도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이 0.94%로 1년 전(0.76%)보다 악화했다.
이번 인선은 iM금융의 최고경영자(CEO) 승계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2018년 김태오 전 회장이 도입한 이 시스템은 금융감독원의 지배구조 모범관행 제정에도 참고자료로 활용됐다. 특히 황 회장이 이 프로그램의 설계 과정에 직접 참여했던 만큼, 본인이 구축한 시스템의 공정성을 입증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iM금융은 외부 자문기관의 평가와 평판조회에 더해 내부 HIPO(High Potential) 프로그램을 활용해 약 100명 수준의 인재 풀을 관리하고 있다. 이번 행장 선임은 이 프로그램이 도입된 이후 세 번째 사례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인선을 iM뱅크 체질 전환의 분수령으로 본다. 황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 전념하게 되면서, 신임 행장은 은행 단위의 실행력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에 따라 전략의 연속성을 중시한다면 지주 라인, 실행력과 현장성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은행 라인이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임추위 관계자는 "더 나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은행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최적임자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