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SK플라즈마, 이미지 제작=황현욱 기자
사진 제공=SK플라즈마, 이미지 제작=황현욱 기자

SK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SK플라즈마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사모채 시장을 찾았다. 지난 4월 첫 발행 당시 6% 중반대였던 발행 금리를 약 반년 만에 4%대까지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최근 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자금 조달의 최대 터닝포인트가 될 기업공개(IPO)에는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플라즈마는 15일 100억원 규모의 1년 만기 사모채를 찍어냈다. 표면금리는 4.9%이며 차환자금 용도로 발행됐다. 신한투자증권이 발행대리인을 맡았다.

올해 들어 SK플라즈마의 사모채 발행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4월에도 200억원 규모로 1년 만기 사모채를 발행했으며 당시 금리는 6.6%였다. 당시에는 SK증권이 발행을 주관했다.

SK플라즈마는 2015년 SK케미칼에서 물적분할돼 설립된 혈액제제 전문 기업으로, 2017년 SK디스커버리의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자회사로 편입됐다. 현재 최대 주주는 SK디스커버리(53.79%)이며, 2대 주주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 계열의 투자목적회사 한앤코헬스케어홀딩스(26.47%)다.

SK플라즈마는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받지 못해 공모채 발행이 불가능하다.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신평사 2곳 이상에서 등급을 받아야 하지만, 아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다만 2022년에는 SK디스커버리의 채무보증을 바탕으로 4%대 금리로 총 6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한 바 있다.

SK플라즈마는 현재 IPO를 준비하고 있지만, 중복 상장 논란으로 인해 주관사 선정이 지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이전부터 중복 상장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온 만큼, SK플라즈마 역시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지난 6월 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지만, 약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결과가 발표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SK플라즈마의 기업가치를 1조~2조원 수준으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실적 지표로 보면 다소 고평가라는 지적도 있다. SK플라즈마의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9% 늘었다.

EBITDA는 기업의 영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실질적인 현금 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이자 비용과 세금 등의 지출과 과거 투자에 따른 유·무형 감가상각비 등을 빼기 전 순이익을 계산한 값이다. 그러나 이 수치로 2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약 100배의 멀티플이 적용돼야 한다. 업계에서는 바이오 산업의 성장성을 감안해도 50배 미만의 멀티플이 적정선이란 의견이다.

SK플라즈마의 최근 실적은 부진하다. SK플라즈마의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8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6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는 판매비와 관리비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상반기 매출원가가 701억원에 달하면서 매출총이익은 178억원에 그쳤는데, 판관비로 224억원이 빠져나가며 결국 영업손실로 이어졌다.

상반기 순손실도 확대됐다. 금융비용이 늘면서 12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3.3% 폭증했다. 같은 기간 금융수익이 58억원에 그친 반면, 금융비용은 136억원으로 전년보다 19억원 늘어나 금융손익이 -78억원을 기록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