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태 삼성카드 대표이사/사진  제공=삼성카드
김이태 삼성카드 대표이사/사진  제공=삼성카드

삼성카드가 대내외의 불확실한 환경에도 기대치에 부합하는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 전반이 고금리, 소비둔화, 대손비용 증가의 삼중고를 겪는 가운데 김이태 삼성카드 대표이사(사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조명되면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1569억원으로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약 4% 밑돌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4% 줄었다.

삼성카드의 신용판매 성장률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자비용, 판매관리비 등 비용 증가가 수익성을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분기 개인신판 이용금액은 전년동기 대비 9.1% 증가할 것"이라며 "비용효율성 개선이 지연되면서 본격적인 이익 성장은 2027년부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비용 압박의 와중에 삼성카드는 리스크 관리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카드론 부문이 김 대표 체제의 핵심 방어선으로 꼽힌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삼성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6조5306억원으로 지난해 말(6조1791억원)과 비교해 3515억원 증가했다.

이는 다른 경쟁사들이 카드론 규모를 줄인 것과 다른 행보다. 국내 9개 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41조8375억원으로 지난해 12월(42조3873억원)보다 1.3% 감소했다. 부실채권 상각 효과에 더해 7월 시행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 비율(DSR) 3단계 규제의 영향 때문이다.

삼성카드의 최근 분기별 순이익 추이 /그래픽=김홍준 기자
삼성카드의 최근 분기별 순이익 추이 /그래픽=김홍준 기자

삼성카드는 회원평가 체계를 한층 고도화해 신용 리스크를 정밀하게 관리하고 있다. 고위험군에 대한 선별력을 높이는 동시에 신용도 개선 가능성과 잠재적 악화 요인을 함께 반영하는 등 평가모델을 정교화했다. 이에 경기변동성과 소비위축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건전성을 체계적으로 유지하려는 관리역량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카드론 규모가 증가했지만 상반기 연체율은 0.98%로 양호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우호적인 업황에서도 취약차주 한도 관리, 건전성 개선 노력을 동시에 진행해 고객 확보 부담이 작다"며 "마진이 높은 대출상품 판매로 연계할 수 있어 중장기 이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카드 리스크 관리의 다른 축은 제휴카드다. 삼성카드는 최근 '스타벅스 삼성카드'를 출시하며 브랜드 파트너십 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특정 브랜드와 맞춤형 혜택이 담긴 카드를 내놓는 것은 현대카드가 오랫동안 강세를 보여온 영역이지만 삼성카드도 정면승부에 나섰다. 

제휴카드 전략은 단기수익보다 장기 생태계 확장이라는 관점에서 의미가 크다. 카드 매출 외에도 소비패턴 분석과 상품 추천 등 데이터 기반의 비이자수익 다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삼성카드가 플랫폼 결합도를 높이며 안정적 수익구조를 만드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카드는 단순한 마케팅 차원을 넘어 인공지능(AI)·빅데이터·데이터 협력 생태계를 아우르는 '데이터 비즈니스 모델'로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핵심은 △데이터랩 △AI 실시간 추천 △올타(aLLData) 얼라이언스 △데이터 거버넌스 등이다. 

데이터랩은 기업·지자체·소상공인에 생활경제 맵과 소비 트렌드 리포트를 제공하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지역정책 수립과 상권 분석, 영업전략 수립에 활용된다. 또 AI 큐레이션 시스템은 거래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고객맞춤형 혜택을 추천한다.

이와 함께 삼성카드는 네이버, 롯데멤버스 등과 올타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산업 간 데이터 융합 기반의 상생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아울러 AI기술 도입 확대에 맞춰 데이터 거버넌스를 강화하며 금융그룹 차원의 데이터 윤리와 관리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카드론 잔액이 증가한 것은 실수요자 대상 공급이 위축되지 않도록 중저신용 고객에게 중금리 대출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고객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제휴카드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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