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화 시대에 의료 수요가 증가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가 미래 성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당 분야는 AI(인공지능)와 방대한 의료 데이터 활용이 필수적인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디지털 헬스케어를 미래 청사진으로 낙점하고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 기술을 접목한 데이터·디바이스 기반으로 서비스 저변을 넓히는 중이다.
2033년 2200조 시장으로 성장…연간 성장률 22% 웃돌 듯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재명 정부가 ‘AI 3강 도약’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지목하며 AI 생태계 구축에 나선 가운데,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기업과 병원, 연구기관 등이 협업해 AI 의료기기 생태계를 조성하고 혁신적 의료 서비스와 정밀 의료 실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글로벌 시장과 비교할 때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326조7000억원로 평가됐다. 2033년에는 연평균 21.11% 성장해 약 2219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국내의 경우 인프라와 제도적 기반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시장 규모는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다만 최근 들어 기술 발전과 데이터 축적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기존 1세대 디지털 치료제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단순 건강 모니터링 애플리케이션으로, 환자의 신체 데이터를 기록하고 시각적으로 제공하는 데 그쳤다. 이후 2세대로 전환되면서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인지행동치료(CBT) 기반 솔루션이 개발됐다. 이는 정신 건강 (불면증·불안장애 등) 치료에 활용되며, 정량화된 데이터 기반의 치료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있다. 최근 도입된 3세대 디지털 치료제는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환자의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하고,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원격 모니터링 및 개인별 치료 등 최적화된 디지털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핵심은 '의료 데이터'…대웅·카카오 사업 재정비
전문가들은 디지털 헬스케어의 기반은 결국 ‘의료 데이터’에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를 통해 맞춤형 의료 서비스와 혁신적 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으로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은 건강관리 모니터링과 건강기록, 의료정보관리 등 개인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가 더딘 탓에 각종 규제와 제도적 장벽에 직면해있다는 점이다. △의료기기법 허가 규제 △개인정보보호법 및 의료 데이터 활용 제한 등이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의료기관 등과 강력한 네트워크 보유하는 등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 기업들은 다양한 환자군과 질환 데이터를 확보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웅제약과 카카오헬스케어, 루닛, 뷰노, CG인바이츠 등이다.
실제 대웅제약이 보유한 스마트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의 경우 22여개의 임상데이터 연구구를 바탕으로 올해 3분기 기준 110여 기관에 도입됐으며 1만 병상을 돌파했다. 이 밖에 의료 AI 글로벌 1위를 목표로 삼은 루닛은 올해 상반기 매출 37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13% 성장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지 4년 만의 성과다. 루닛의 서범석 대표는 AI 의료 사업의 핵심은 데이터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환자 중심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초정밀 치료’가 가능해졌다”며 “기존 약물 치료의 한계를 보완하고, 보다 연속적이고 혁신적인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