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컨퍼런스 2025'에 참석한 자산운용사 CEO/ 사진= 박수현 기자
'제9회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컨퍼런스 2025'에 참석한 자산운용사 CEO/ 사진= 박수현 기자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대표들이 한국 증시의 ‘부스트업(Boost-up)’을 위해서는 단기 이벤트성 코스피 지수 상승이 아닌 지속가능한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와,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이사회 의장은 28일 서울시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9회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컨퍼런스 2025’에 패널로 참석해 ‘자산운용사 CEO가 진단하는 한국증시 Boost-up을 위한 전략과 대응 해법’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이들은 △자본시장 인프라 선진화 △기업 지배구조 개선 △세제 개편 등을 통한 투자자 신뢰 구축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아울러 기업공개(IPO) 제도 개선, 배당 및 자사주 소각 활성화 등 구체적인 정책 방향도 제시했다.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는 “한국 증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단기적 이벤트가 아닌 투자자 신뢰를 바탕으로 한 증시 인프라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하고, 우수한 프로젝트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며, 이를 위한 제도·규제·세제 전반의 개혁을 주문했다.

박 대표는 특히 자사주 소각의 제도화와 액티브 운용 강화를 언급하며, “부동산 중심의 투자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주식 중심 배당 문화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장기투자 세제 혜택 도입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IPO 시장 구조개혁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그는 “현재 IPO 시장은 신규 기업 유입이 부족하고,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과도한 밸류 적용과 주관사의 책임 부재로 신뢰가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공모가 산정 시 주관사의 책임을 강화하고, 가격 왜곡을 방지해야 좋은 기업이 시장에 원활히 진입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IPO 시장의 병목이 해소되면 벤처 생태계 내 자금 회수가 원활해지고 건전한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본질은 주주 간 이해상충과 과도한 상속세에 있다”며 “세제 개편 없이는 부스트업이 일시적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대주주는 지분 매각 시 27.5% 세율이 적용되지만, 배당 시에는 최고 49.5% 세금을 내야 해 배당을 기피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 “최고 60%에 달하는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일부 지배주주는 주가 상승을 원하지 않는 왜곡된 인센티브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이 의장은 다만 최근 상법 개정으로 주주의 비례적 이익 보호가 가능해진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코스피 5000이라는 목표 수치는 결과물일 뿐, 경쟁국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을 해소하고 자본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운용사들이 구조적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시장 참여자들과 여론을 조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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