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금융그룹이 동양·ABL생명 인수 효과를 톡톡히 보며 3분기 순이익 기준 '1조 클럽'에 복귀했다. 보험 자회사 편입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인수합병(M&A)에 따른 자본 부담 우려에도 그룹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오히려 상승하며 탄탄한 자본관리 능력을 입증했다.
우리금융은 3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244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공시했다. 전분기 대비 33%, 전년 동기 대비 37.6% 증가한 수치로, 시장 추정치 1조2000억원도 넘어섰다.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2조79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이번 호실적의 배경은 단연 보험 자회사 편입 효과다. 우리금융은 그간 약점으로 꼽혔던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며 종합금융그룹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인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핵심 판매 채널인 방카슈랑스에서 동양·ABL생명 상품 판매 비중은 불과 3개월 만에 9.8%에서 22.5%로 12.7%p 상승했다.
무엇보다 순자산 공정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생보사를 인수하면서 5500억원의 염가매수차익 효과가 컸다. 고스란히 순이익에 반영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염가매수차익은 앞으로 1년 동안 조정될 수 있지만 과징금 등을 이미 반영해 산출된 수치"라며 "큰 틀에서 조정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동양·ABL생명이 연간 2500억~3000억원 수준의 순이익 기여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수익성 위주 경영보다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 개선 및 조직 안정화에 집중해, 점진적으로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동양생명의 완전 자회사 및 ABL생명과 합병 추진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부사장은 "은행·증권·보험을 아우르는 종합금융포트폴리오가 완성됐다"며 "자본이 추가로 소요되는 M&A보다 각 계열사의 체질 개선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 우려하던 생보사 인수에 따른 자본비율 영향도 5bp(1bp=0.01%p) 하락에 그쳤다. 우리금융의 3분기 CET1 비율은 12.92%로 전분기(12.82%) 10bp 개선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아울러 자본비율이 훼손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CET1 비율 목표치 13%를 2027년보다 1년 앞당긴 2026년에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우리금융은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으며 리스크(위험요인) 관리도 실시했다. 책임준공형 신탁 관련 계열사 우리자산신탁이 충당금 980억원을 반영했고, 우리은행도 담보가치 하락을 예상해 540억원, 파생상품 관련 대법원 패소 관련 충당금 320억원 등을 쌓았다.
이런 점들이 반영돼 3분기 대손비용률(CCR)은 0.52%로 전분기(0.49%)보다 3bp 올랐다. 다만 책임준공형 신탁 관련 추가 충당금이 반영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기업여신 관련 부도 건수가 줄고 있고, 금리인하 효과 등의 효과로 4분기 이후 대손비용이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금융은 약속한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3분기 배당으로 주당배당금(200원)을 결정했고 기말 배당금(2026년 지급분)부터 비과세배당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앞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3조원 규모의 이익잉여금을 자본잉여금으로 전입했다. 주주환원 정책을 보면 CET1 비율 11.5% 미만 구간에서 주주환원율을 30%, 11.5~12.5%는 35%, 12.5~13.0%는 40%로 설정됐다. 이를 고려하면 내년 주주환원율 상향이 기대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자산리밸런싱 등 자산구조의 질적 개선 노력으로 CET 비율이 13% 수준에 근접하며 그룹 재무구조가 빠르게 개선됐다"며 "4분기부터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해 생산적 금융 전환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내년 그룹의 성장 모멘텀과 수익성을 한 단계 더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