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환경식품 유통 프랜차이즈 초록마을이 KK홀딩스를 새 주인으로 맞았지만 경영정상화까지는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KK홀딩스는 자체 역량으로 초록마을의 재기가 가능하다면서 지금까지 진행해온 기업회생 인가 전 인수합병(M&A) 절차를 멈추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관리인인 김재연 전 정육각 대표이사와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채권단의 동의도 이끌어내지 못해 난항이 예상된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K홀딩스는 지난달 신한캐피탈이 보유하던 초록마을 지분 99.78%를 약 50억원에 인수했다. KK홀딩스는 석유류 판매 업체 KK(옛 경북광유)의 관계사다.
1999년에 설립된 초록마을은 국내 친환경 유기농식품 시장을 개척해온 선두기업으로 2022년 축산물유통 업체 정육각에 인수됐다. 당시 정육각은 보유 현금과 투자금 약 530억원에 신한캐피탈의 브리지론 370억원을 더해 인수자금을 마련했다.
무리한 인수로 재무 상황이 악화된 정육각은 올해 7월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김 전 대표가 관리인으로 선임된 뒤 인가 전 M&A를 추진 중이며 매각주관사는 삼일회계법인이다.
정육각은 초록마을 주식을 담보로 신한캐피탈에서 대출을 받았지만 회생절차 개시 이후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면서 신힌캐피탈의 담보권이 실행됐다. 이에 따라 초록마을의 대주주가 신한캐피탈로 바뀐 뒤 KK홀딩스가 이를 50억원에 인수하며 소유주가 됐다.
KK홀딩스는 인가 전 M&A 절차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대신 유상증자나 기업회생 중 신규 자금조달(DIP파이낸싱)로 일부 채무를 현금으로 갚고 나머지는 유예나 조정으로 해결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더 나아가 KK홀딩스는 김 관리인이 경영권 유지를 위해 회생절차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자진 사임을 요구했다. 김 관리인이 이를 거부할 경우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해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초록마을의 향방은 채권단의 선택에 달려 있다. 채권자들이 KK홀딩스의 자율정상화 방안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초록마을은 기존 계획대로 인가 전 M&A 절차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초록마을의 인가 전 M&A에 관심을 보이는 후보자는 5~6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김 관리인의 거취가 회생 방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M&A 전문 변호사는 "KK홀딩스가 주도하는 회생을 추진하려면 기존 회생신청을 취소해야 하는데, 현재 관리인이 있는 한 쉽지 않다"며 "설령 주총에서 해임하더라도 법원의 승인과 채권자의 동의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