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 HD현대중공업의 공동대표로 내정된 금석호 사장은 홍보맨 출신으로 HD현대그룹 경영 전면에 자주 등장하지 않았지만 경영지원, 인사, 동반성장 등 내실을 담당해왔다. 올해 말 인사에서 금 사장은 HD현대중공업 대표로 발탁되면서 HD현대미포와 통합법인의 안정화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3일 HD현대그룹에 따르면 금 사장은 2025년 사장단인사에서 통합 HD현대중공업 대표(사장)로 승진했다. 그는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부회장과 함께 공동대표로서 경영지원 및 재경, 자산, 동반성장 등을 총괄하게 된다.
금 사장은 1968년생으로 고려대를 졸업한 뒤 1993년 현대그룹 문화실에 입사했다. 이곳에서 언론 홍보, 광고, 기획 업무 등을 담당하다 2001년 현대그룹 계열분리 이후 현대중공업으로 이동하면서 공식적으로 현재 HD현대그룹의 커리어를 쌓았다.
금 사장은 HD현대그룹에서 현대중공업 인사부문장, HD현대오일뱅크 경영본부장, HD현대 인사지원실장, HD한국조선해양 커뮤니케이션실장 등을 역임하고 2024년부터 HD현대중공업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아왔다.
HD현대그룹이 2010년대 조선업 불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배경은 HD현대오일뱅크 인수다. 금 사장은 HD현대오일뱅크 인수 이후 홍보팀장으로 근무했으며 2011년 연말인사에서 인사부문장 겸 홍보팀장(상무보)으로 승진했다. 그는 오랜 기간 홍보 업무를 담당하며 대내외 인사들과 네트워크와 신뢰를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인사 업무까지 함께 맡았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말 그룹기획실 산하에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그룹 차원의 경영쇄신을 단행했다. 당시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대표(현 HD현대그룹 명예회장)가 현대중공업 그룹기획실장으로 옮겨갔으며 이때 조영철 경영지원본부장(전무), 금석호 인사지원부문장(상무), 송명준 기획부문장(상무보) 등이 함께했다.
TF팀은 울산조선소에 위치해 조선업 수익성 회복과 원가절감 등 경영쇄신에 주력했다. 이곳은 인사, 재무, 기획, 기술, 자산관리 등 기업 운영에 필요한 핵심 인재들이 기용돼 사실상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또 TF팀은 비주력 계열사 매각,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과 함께 정기선 회장의 승계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인사 이후 금 사장은 이 부회장과 함께 통합 HD현대중공업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40년 이상 조선업 현장에서 일해온 생산 전문가다. 금 사장은 홍보맨 출신으로 경영지원, 인사, 홍보 등 효과적인 인력자원 활용에 강점을 가진 인물이다. 두 대표는 각자의 위치에서 생산과 경영지원 간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중공업은 HD현대그룹 조선 계열사 중 맏형의 위치에 있어 규모와 사업 측면에서 무게감이 크다. 그간 HD현대중공업 대표에는 그룹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인물들이 선임돼왔다.
금 사장은 승진 이전부터 HD현대중공업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아온 만큼 포지션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경본부장인 이철헌 전무가 유지하고 금 사장은 조직 대표로서 최상단에서 총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중공업은 올 12월1일 HD현대미포와의 통합법인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2035년 연매출 37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 사장은 서로 다른 두 조직 간 통합 과정에서 법인의 자원 조율과 안정화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점점 치열해지고 다변화하는 국내외 경영환경에서 새로운 리더십으로 시대를 개척해나간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신구 경영진의 조화와 협력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의 성장은 물론 전 분야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도 전력을 다하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종합 중공업그룹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