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데이터분석업체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분기 매출을 발표하고 연간 매출 전망을 상향조정했지만 과도한 밸류에이션과 AI 랠리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가 팔란티어와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 /사진 제공=팔란티어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 /사진 제공=팔란티어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증시에서 팔란티어 주가는 한때 전 거래일 대비 최대 10% 급락했다. 

이날 버리가 이끄는 사이언애셋매니지먼트는 증권당국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지난 3분기에 팔란티어와 엔비디아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 각각 500만주와 100만주를 매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사이언이 이 포지션을 아직 보유 중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는 “칩과 온톨로지를 공매도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완전히 미친 짓”이라며 “그는 사실상 AI 자체를 공매도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버리는 지난달 말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소셜미디어(SNS) X에 올린 글에서 “가끔 우리는 거품을 본다”며 “가끔은 이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있지만 때로는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예 참여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버리가 AI 거품과 기술 산업의 과도한 투자에 대해 경고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팔란티어는 초창기에 국방 및 정보기관을 주요 고객으로 뒀고 특히 미국 정부와 여러 방위 분야 계약을 따냈다. 현재는 데이터 및 AI 기술을 기반으로 정부의 다른 부문과 민간 부문에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전날 팔란티어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63% 증가한 11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10억9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팔란티어는 AI 기술의 빠른 도입에 따른 데이터 분석 서비스 수요 증가로 4분기 매출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기준 팔란티어 주가는 연초 대비 170% 이상 올랐고 지난 2년간은 약 1000% 폭등했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28배 수준이다. 

DA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팔란티어의 분기 실적에 대해 “이 모든 수치는 펀더멘털과 완전히 괴리돼 있다”며 “이 회사는 연간 매출 40억달러 규모에 63%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지만 이런 밸류에이션은 전례 없는 수준이다.”

AJ벨의 댄 코츠워스 시장 담당 책임자는 “버리의 타이밍이 맞을지, 아니면 이번 조정이 단순히 숨 고르기 구간에 불과할지는 시간이 알려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