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부진했던 3분기 실적을 만회할 '히든 카드'를 꺼내들었다. '플랫폼'과 '비이자이익' 확대를 키워드로 한 전략으로 순이익 반등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출시한 개인사업자 담보대출을 바탕으로 여신 성장과 이자이익 늘리기에 초점을 맞췄다.
이와 함께 대출비교·광고·투자 등 3대 플랫폼을 바탕으로 내년 두 자릿수 성장을 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중장기적으로는 'AI네이티브뱅크'(AI Native Bank)로 진화해 금융사 가운데 가장 많은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보유한 은행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3분기 순이익 1114억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1242억원) 대비 10.3%, 전분기(1263억원) 대비 11.8% 감소한 수치다. 컨센서스(시장 추정치 평균) 1173억원에도 소폭 미치지 못했다.
카카오뱅크의 실적 부진의 배경은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비용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3분기 NIM은 1.81%로 전분기(1.92%) 대비 0.11%p 축소됐다.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이어지며 여신 잔액(45조2000억원)이 전분기 대비 2000원 증가하는 데 그쳐 이자수익 성장이 정체됐다.
3분기 순이자이익은 3204억원으로 전분기(3186억원)보다 0.6% 증가하는데 그쳤고, 전년 동기(3270억원) 대비 2% 감소했다. 수신 증가폭이 여신 증가폭을 넘어서면서 수익성이 높은 대출 및 운용처를 찾지 못한 것이 결정적 요인이다.
카카오뱅크의 수신 잔액은 65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1% 증가했고, 연초보다 11조원 가까이 늘었다. 반면 여신 잔액은 45조235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견줘 5.5% 증가했고, 연초 대비 2조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3분기 판매관리비는 전년 동기 대비 17.0% 늘며 수익성을 떨어뜨렸다. 신규 서비스 출시에 따른 광고선전비와 AI 신사업 등 인력 확보 등의 비용이 동시에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국고채 금리 급등으로 인한 유가증권 평가손실이 일부 발생한 점도 기타수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 상품을 10월 출시해 이자이익 성장 정체를 극복하려 한다. 실제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조80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여신 순증액의 40% 이상을 개인사업자 대출이 차지했다.
권태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년 여신 성장률은 올해보다 높을 것"이라며 "4분기 개인사업자 담보대출과 보금자리론이 본격적으로 실행되면서 2·3분기 대비 여신 성장이 확실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사업의 고성장세를 이어가 비이자이익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출비교 수수료와 광고수익이 전년 대비 각각 27%, 50% 성장해 플랫폼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권 CFO는 "대출비교·광고·투자 등 3대 플랫폼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펌뱅킹·보금자리론·공동대출 등 신규 핵심 서비스 확대를 통해 내년 두자릿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성장을 본격화하면서 AI네이티브뱅크 전환에 속도를 낸다. 상반기까지 AI스미싱 문자확인 서비스, AI 검색, AI 금융계산기를 선보였고, 출시 100일 만에 누적 이용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고객 일상 속 금융 의사결정 개선이 실질적으로 실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이체'와 'AI 모임총무' 서비스가 연이어 출시될 예정이다. AI 이체는 자연언어 기반으로 별명·저장 이름 활용하며 사용성을 혁신하고, AI 모임총무는 회비 납부 현황 파악과 정리를 자동화해 모임통장의 효용성을 극대화한다. 망분리 원칙에 따라 개인 금융거래 보안을 확보하면서도 카카오뱅크 서비스에 최적화된 AI 모델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5% 달성이라는 목표 아래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고객수 3000만명 확보, 총수신 90조원 달성이라는 세부 목표를 세웠다. 올해 주주환원율은 40% 중반 수준으로 전망되고, 내년 주주환원율을 5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안정적인 성장성을 바탕으로 포용금융을 실천하고 혁신적인 신규 서비스를 선보여 고객에게 첫 번째로 선택받는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잡겠다"며 "글로벌 진출 확대, AI 기반 앱으로의 진화를 통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금융 산업의 새로운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