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 사천 본사 /사진 = KAI 제공
한국항공우주 사천 본사 /사진 = KAI 제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올 3분기 말 기준 누적 신규가 연초 제시한 가이던스의 절반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방산 호황에도 국내외 수주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목표와 실적 사이 간극이 커졌다.

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KAI가 올해 수주목표로 제시한 금액은 8조4590억원으로 역대 최대 호황이었던 2022년 연간 실적(8조7444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중동, 동남아시아 완제기 수출과 국내 특수기 사업 입찰 등을 감안해 공격적으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 3분기 말 기준 달성률은 43.3%에 그쳤다. 남은 두 달 동안 초대형 수주를 따내지 못하면 2년 연속 목표 달성에 실패하게 된다.

 

자료 = 한국항공우주 IR
자료 = 한국항공우주 IR

 

확대된 가이던스-실적 간극

KAI 가이던스와 현실의 괴리가 생긴 시점은 2022년이다. 폴란드향 FA-50, 국군 소형무장헬기(LAH) 수주가 동시에 체결되면서 목표(4조1890억원)의 두 배가 넘는 8조7444억원을 수주고에 쌓았다. 

수주 실적을 보면 2023년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연도별 수주 달성률은 △2020년 103.3% △2021년 98.6% △2022년 208.7% △2023년 103.6% 를 기록했다. 대체로 4조원대 중반을 유지했고 목표를 소폭 상회했다. 

상황이 변한것은 2024년부터다. 5조9147억원을 수주 목표로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4조9022억원을 수주했고 달성률 82.9%에 그쳤다. 올 3분기까지의 신규수주는 3조6636억원으로 연초 제시한 목표의 43.3%에 그친다. 

문제는 수출·부품이 동시에 막혔다는 점이다. 연말을 앞둔 것도 악재다. 유럽 주요 사업 일정은 내년으로 이연됐고 동남아시아 역시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남은 기간 계약이 한두 건 성사되더라도 목표치에 근접하기 쉽지 않다.  

 

자료 = 한국항공우주 IR
자료 = 한국항공우주 IR

국내·수출·부품 전부문 목표 미달

올해와 지난해의 차는 △국내사업 △완제기수출 △기체부품 등 전 부문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폴란드 추가 물량, 중동 및 동남아시아 신규 수주, KF-21 수출 가능성 등 여러 호재가 있었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건수는 적었다.

국내사업은 목표 3조5748억원 가운데 2조3059억원을 수주해 달성률 64.5.2%를 기록했다. 염두에 뒀던 방사청 입찰 3건(전자전기, 항공통제기, UH-60 개조)이 모두 탈락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수주는 KF-21, FA-50 연구개발 및 양산, 성능기반 군수지원(PBL) 등 기존 사업이어서 확장성의 한계를 드러냈다. 

완제기 수출도 연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목표는 3조5621억원으로 지난해 실적의 20배, 지난해 가이던스 대비 17% 높이 잡았다. 그러나 올 3분기까지 수주한 것은 1조918억원으로 목표의 30.7% 수준이다. 이 부문은 2022년 이후에는 대형 수출 계약을 따내지 못한 상태다. 

기체부품은 달성률이 가장 낮다. 목표로 제시한 것은 1조3221억이지만 실제 채워진 것은 1394억원으로 달성률은 10.5%다. 2022년(591.9%), 2024년(233.4%)과 같은 초대형 계약이 없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폴란드 FA-50 수출 이후 KF-21 수출, 동남아시아 및 중동 수주 등의 이슈는 많이 나왔지만 정작 실제 계약 건으로 이어진 것은 적다"며 "목표를 현실화하고 수주 범위를 다양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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