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역 더샵 조감도./사진=포스코이앤씨
신풍역 더샵 조감도./사진=포스코이앤씨

 

신길5동지역주택조합이 ‘신풍역 더샵’(가칭) 공동주택 개발사업에 8500억원 한도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약정을 추가로 체결했다. 기존 7900억원 한도의 PF 약정을 체결하고 1년을 넘긴 상황에서 신규 PF로 사업비를 조달했다.

서울 역세권 개발사업인데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보증 계약을 체결한 것이 눈에 띈다. 사업 추진이 어려운 지주택조합 사업의 특성을 인식한 PF 주관사와 시공사가 보증을 최소화하며 나타난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사업장은 지난 8월 기준 포스코이앤씨의 연이은 인명사고 여파로 착공하지 않고 있다.

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길5동지주택조합은 지난달 31일 8500억원 한도의 PF 약정을 체결했다.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과 작년 6월 체결한 7900억원 한도의 PF 약정보다 600억원이 많다.

기존 PF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일부 유동화증권의 차환 중단과 사업창 미착공을 고려하면 이번 PF는 기존에 대한 리파이낸싱으로 추정된다. 다만 신규 대출의 구체적인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PF는 선순위 대주가 5500억원, 후순위 대주가 나머지 3000억원을 제공하는 구조다. 후순위 대주로 참여한 유동화 특수목적회사(SPC) 케이비신풍은 기초자산의 신용 위험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으로 통제한다.

신풍역 더샵 공동주택 개발사업은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신길동 413-8 일원 7만5486㎡의 부지에 지하 3층~지상 35층 16개동, 총 2030세대에 달하는 대단지 공동주택을 조성한다. 시공사는 포스코이앤씨가 책정한 공사비는 5449억원으로 2024년 5월 계약을 체결해 2028년 6월 준공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신동아건설, 현대건설 이후 세 번째로 이 사업의 시공을 맡았다. 기존 시공사들은 조합과 공사비 협의 과정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포스코이앤씨는 계약 체결 후 1년이 지났음에도 착공을 못 해 사업에 대한 매출 인식이 없는 상황이다. 사업은 진척 없는 상황에서 대출금만 늘어나는 셈이다.

조합은 포스코이앤씨가 지난 8월 연이은 인명사고로 전국 모든 현장의 공사를 전면 중단한 것을 사업 지연 원인으로 지목한다. 조합원들 사이에선 시공사 교체론까지 고개를 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과 지자체 간 횡령 및 유착 의혹이 제기되는 등 조합 안팎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이다.

사업을 향한 혼란이 가중되자 PF 주관사나 시공사 등 민간이 채무인수 약정을 꺼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반적인 공동주택 개발사업은 민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보증을 제공한다. 그간 발주사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 신규 영업을 따내기 위한  수단으로 PF 보증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HUG와 같은 공공기관이 주요 보증처로 나선 것은 시행사가 사업성을 우려한 민간의 외면으로 마땅한 보증처를 구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일반 분양사업 대비 사업의 불확실성이 높고 건설경기 마저도 얼어붙은 상태”라며 “사업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HUG에 손을 내밀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와 신길5동지주택조합 관계자는 "PF 보증 관련 상세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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