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단) 장기화로 주요 공항의 항공편 감축을 명령하면서 미 항공사들이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혼란을 겪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숀 더피 미 교통부 장관은 전날 항공관제 인력 부족으로 인한 안전 위험을 이유로 40개의 주요 공항의 항공편 감축 명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항공편 감축 명령과 영향을 받는 공항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FAA는 감축 대상인 공항들이 하루 평균 4만4360건의 항공편을 처리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3곳의 뉴욕 공항과 애틀랜타,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올랜도, 샌프란시스코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이르면 이날 1차 감축 조치가 시행돼서 전체 운항의 약 4%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감축률은 오는 7일과 8일에는 각각 5%와 6%로 늘어나고 셧다운이 지속되면 다음 주에는 최대 1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여행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미국 전역에 수만건의 항공편이 지연됐고 항공사들은 최소 320만명의 승객들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산했다.
앞서 미국 의회가 예산안을 제때 처리하지 못해 연방정부는 지난달 1일 셧다운에 돌입했다. 이번 셧다운은 역대 최장기간인 37일째 이어지고 있다.
셧다운 기간에도 필수적인 업무를 맡은 연방 공무원은 무급으로 일해야 한다. 이에 따라 현재 약 1만3000명의 항공교통관제사와 5만명의 보안검색 요원들이 무급으로 근무 중이다. 몇 주째 급여를 받지 못한 일부 관제사와 교통안전청(TSA) 직원들은 근무를 거부하거나 부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FAA는 관제 인력의 부담을 덜기 위해 이번 조치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셧다운 이전부터 약 3500명의 인력이 부족한 상태였고 많은 관제사들이 주 6일 근무와 의무 초과근무를 이어왔다.
트레이드네이션의 데이비드 모리슨 선임 시장분석가는 “항공사들이 요금 조정 등에서 어느 정도 유연성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셧다운이 더 길어지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등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한 승객 문의가 폭주해 이에 바쁘게 대응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이날 성명에서 다음날부터 항공편 감축을 시작해 정부 지침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거리 국제선을 포함한 대부분의 노선은 예정대로 운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항공사들은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예약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 최고경영자(CEO)는 감축 대상이 주로 지방 노선 및 허브 간이 아닌 국내선이며 다수의 승객들이 다른 항공편으로 재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메리칸항공은 영향을 받는 승객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할 예정이라면서도 대부분의 고객들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프론티어항공의 배리 비플 CEO는 “다행히 11월은 여행 수요가 낮은 시기”라며 항공편 감축이 오히려 회사의 단위수익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TD 코웬의 톰 피츠제럴드 애널리스트는 “상황은 유동적이지만 실제 영향은 언론 보도에서 나타난 것보다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셧다운이 이번 분기 내내 지속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4분기에 이용 가능한 공급 좌석 마일 수(ASM) 기준 2.5~3% 정도가 위험에 처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