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와 비만체료제 가격을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월 1000달러 이상에 공급되던 제품 가격이 350달러 미만으로 낮아질 예정이다. 

/사진 제공=일라이릴리
/사진 제공=일라이릴리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두 제약사의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체중 감량제 가격을 메디케어(65세 이상 노인과 특정 장애인 의료 지원)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 지원) 가입자와 현금 구매자 대상으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이번 조치로 세계가 균등해질 것”이라며 릴리와 노보가 다른 약물도 메디케이드를 통해 최혜국(Most-Favored-Nation·MFN) 약가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노보의 위고비 가격이 월 1350달러에서 250달러, 릴리의 젭바운드는 월 1080달러에서 346달러로 인하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안에 개설되는 트럼프 행정부의 신규 플랫폼인 ‘트럼프알엑스(TrumpRx)’에서 구매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년 안에는 가격이 월 245달러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합의로 GLP-1 약물의 적용 범위도 확대된다. 당뇨 전단계나 심장 질환이 있는 과체중 환자, 동반 질환이 있는 비만 환자, 심각한 비만 환자 등 메디케어 가입자의 약 10%가 새로 포함된다. 

현재 메디케어는 일반적으로 비만 치료용 약물을 지원하지 않는다. 주정부 별로 운영되는 메디케이드는 적용 범위가 다르다.

이번 합의에 따른 가격은 현금 구매자의 경우 늦어도 내년 1월 적용된다. 메디케어 환자에게는 내년 중반, 메디케이드 가입자에게는 주정부 별 등록 시점에 따라 순차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65세 이상의 고령자와 저소득층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를 통해 미국인 약 절반이 의료 혜택을 받는다. 현재 미국 환자들이 부담하는 처방약 비용은 다른 선진국 대비 3배에 가깝다. 이를 이유로 트럼프는 제약사들에게 가격을 해외 수준으로 낮출 것을 압박해왔다.

노보의 위고비와 릴리의 젭바운드는 현재 미국에서 주사제로 주 1회 투여되는 유일한 고효능 GLP-1 체중 감량 약물이다. 약 270만명의 미국인이 젭바운드를 사용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합의로 양사는 관세 혜택을 받게 된다. 릴리는 3년간 관세 면제 혜택을 받는다. 또 두 회사 모두 향후 일부 신약에 대해 신속 심사가 가능한  패스트트랙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노보는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 내 추가 100억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도이체방크는 이번 합의가 릴리의 성장 촉매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BMO캐피털의 에반 사이거먼 애널리스트는 “의사와 환자 모두 점점 더 릴리 약물을 선호하고 있어 GLP-1 시장에서 릴리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릴리와 노보 모두 경구용 GLP-1 치료제 개발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하루 1회 복용하는 알약 형태인 노보의 알약 위고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심사를 받고 있고 올해 말 결과가 예상된다. 릴리의 먹는 비만약인 오포글리프론은 내년 출시 가능성이 거론된다. 양사의 경구용 체중 감량제는 승인 이후 모든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가입자와 현금 구매자들에게 월 149달러의 가격에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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