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백화점 3사의 별도 기준 순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이 / 그래픽 = 박진화 기자
국내 주요 백화점 3사의 별도 기준 순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이 / 그래픽 = 박진화 기자

올해 3분기 국내 '빅3' 백화점 업계 실적이 내수 불황 속에서도 성장세를 보이며 선방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외국인 소비 활성화와 고마진 품목의 인기에 힘입어 외형과 내실을 모두 잡은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매출 성장에도 영업이익이 주춤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다만 신세계는 롯데나 현대와 달리 아웃렛 실적이 반영되지 않는데다, 주요 점포 리뉴얼에 따른 일시적 여파라는 점에서  투자 효과가 본격화하는 4분기에는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7648억원, 영업이익은 17.9% 늘어난 832억원으로 집계됐다. 세금 관련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9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3% 증가했다.

본점, 잠실점 등 대형점 중심으로 매출 호조를 보이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했다. 특히 3분기 들어 패션 카테고리가 인기를 끌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고, 글로벌 방문객 증가로 외국인 매출까지 크게 늘어 성장세에 기여했다. 본점의 경우 3분기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9% 늘었고, 구성비도 19%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하노이 등 해외 부문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베트남 전 점포의 매출이 신장한 것은 물론 웨스트레이크하노이는 분기 최대 흑자(36억원)를 경신하기도 했다. 롯데쇼핑 연결 기준 영업이익(1305억원)의 64%를 책임진 롯데백화점은 일회성 비용 인식(81억)에도 비용 효율화를 통해 내실을 지킬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김원재 롯데쇼핑 재무지원본부장은 “백화점이 3분기 연속, 해외 사업은 5분기 연속으로 꾸준히 전년 대비 실적 성장이 이뤄지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도 3분기 외형과 내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8% 늘어난 893억원, 매출은 1.5% 늘어난 5768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백화점 역시 외국인 수요가 실적을 견인했다. 더현대 서울의 경우 지난 2022년 3.3%에 불과했던 외국인 고객 매출 비중이 올해 9월 15.2%에 달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K콘텐츠 열풍과 중국인 무비자 입국 허용 등으로 외국인 고객 유입이 확대되면서 백화점 부문의 성장 모멘텀이 강화됐다"며 "여기에 정부의 경기부양책 시행 등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 흐름에 힘입어 패션, 명품, 하이엔드 주얼리 등 주요 상품군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매출과 함께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도 외국인 덕을 봤지만 영업이익은 기대에 못 미쳤다. 매출은 외국인 수요와 함께 하이 쥬얼리 및 럭셔리 워치의 고신장세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0.5% 신장한 6227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인 매출이 56% 늘었고 비중 역시 1.1%p 증가한 5.1%로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9% 감소한 840억원에 그쳤다. 주요 점포 리뉴얼에 따른 감가상각비 72억원을 인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착수한 강남점 식품관 리뉴얼을 올해 8월 완료했고 본점, 센텀시티, 대구신세계 등 주요 점포의 패션 카테고리 역시 새단장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아울렛 실적을 통합 반영하는 것과 달리,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사이먼을 통해 해당사업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웃렛 실적이 백화점 성과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 초대형 미디어 파사드 '신세계스퀘어' 에서 크리스마스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 사진 제공 = 신세계백화점 
서울 중구 초대형 미디어 파사드 '신세계스퀘어' 에서 크리스마스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 사진 제공 = 신세계백화점 

백화점 3사는 연말 성수기를 맞아 고객 유치에 전력투구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에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를 9월 선보인 데 이어, 본점과 인천점 등 대형 점포의 주요 MD 리뉴얼 오픈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본점 ‘더 리저브’ 재개장을 준비 중며, 상반기 리뉴얼을 마친 본점 더 헤리티지와 강남점 식품관의 투자 성과가 4분기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각 사의 랜드마크 점포를 중심으로 크리스마스 시즌 집객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의 잠실 롯데타운, 현대백화점의 여의도 더현대, 신세계백화점의 명동 신세계스퀘어는 대표적인 연말 인증샷 명소로 자리매김하며 매년 수십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3사의 영업이익 규모가 엇비슷한 만큼, 올해 성적표는 연말 수요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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