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버크셔해서웨이의 차기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가 쌓일 때까지 회사의 클래스A 주식을 “상당량’ 보유하겠다고 밝혔다.

워런 버핏 버크셔 회장 /사진=CNBC 영상
워런 버핏 버크셔 회장 /사진=CNBC 영상

10일(현지시간) 버핏은 추수감사절 서한을 통해 내년 1월부터 버크셔를 이끌게 될 그렉 에이블 비보험 부문 부회장이 자신과 고인이 된 찰리 멍거 부회장이 받았던 수준의 신뢰를 얻을 때까지 버크셔 클래스A 주식을 보유할 것이라고 전했다. 

버핏은 “그 정도 수준의 신뢰를 쌓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자녀들과 버크셔 이사회 모두 이미 그렉을 100%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에이블이 자신의 높은 기대를 “충분히 뛰어넘었다”며 “여러분과 내 재산을 맡길 CEO, 경영 컨설턴트, 학자, 정부 인사 등 누구를 생각해도 그렉보다 나은 사람은 떠오르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한 버핏은 자신의 자녀들이 운영하는 가족 자선 신탁에 대한 기부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그 배경에 대해 버핏은 자신의 자녀들도 고령인만큼 “대체 신탁인이 그들을 대체하기 전 사실상 내 전체 재산을 처분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버핏이 보유한 버크셔 주식 가치는 약 1490억달러다. 버핏은 버크셔의 최대 주주이며 그의 재산은 클래스A에 집중돼 있다.

버핏은 이날 1800주의 클래스A 주식을 270만개의 클래스B 주식으로 전환해 수잔 톰슨 버핏 재단, 셔우드 재단, 하워드 G. 버핏 재단, 노보 재단 등 네 개의 가족 재단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기부액은 13억달러 이상이다. 

버핏은 “자녀들의 재단에 대한 평생 기부를 앞당긴다고 해서 버크셔의 전망에 대한 내 견해가 달라진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버크셔는 이번 서한에서 버크셔의 사업이 탄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버크셔는 내가 아는 어떤 기업보다도 치명적인 재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버핏은 1965년 몰락한 섬유회사였던 버크셔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보험, 철도, 유틸리티, 소비재 브랜드를 아우르는 1조달러 규모의 복합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버크셔는 9월 말 기준 3816억달러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었는데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또한 지난 12개 분기 연속으로 주식 순매도를 이어가 버핏이 고평가된 시장에서의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버크셔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다만 버핏은 버크셔의 규모가 강점이자 한계가 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종합적으로 버크셔 사업들은 평균보다 약간 우수한 전망을 가진 편이며 몇몇 비상관적이고 규모가 큰 보석 같은 사업들이 이를 주도한다”면서도 “10~20년 후에는 버크셔보다 더 나은 성과를 거둔 회사들이 많을 것이며 우리 규모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크셔 주가는 올해 들어 약 10% 상승해 많은 방어주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지만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에는 뒤처지고 있다.

버핏은 “우리 주가는 변덕스럽게 움직일 것이며 지난 60년 동안 현재 경영진 하에서 세 번 그랬듯 50% 정도 급락할 때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낙담하지 말라”며 “미국은 회복할 것이고 버크셔 주가도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핏은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놀랍게도 전반적으로 건강하다”며 “느리게 움직이고 책을 읽는 데 점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주 5일 사무실에서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버핏은 또 “늦게 나이 들어가는 줄 알았지만 일단 나타나면 거부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번 서한은 버크셔 CEO로서 버핏이 마지막으로 집필하는 것으로 어떤 내용이 담길지 주목됐다.  

버핏은 매년 자녀들과 주주들에게 보내는 추수감사절 서한을 계속해서 작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편지에서 “버크셔 각각의 주주들은 매우 특별한 분들로 자신의 수익을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과 나누는 데 매우 관대하다”며 “여러분과 계속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즐길 것”이라고 전했다.

1965년부터 버핏이 작성했던 연례 주주서한은 내년부터 에이블이 이어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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