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화약품이 수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오너4세 윤인호 부사장(41)이 대표이사로 승진하면서 세대교체의 첫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동화약품은 체질개선을 위해 쇄신을 거듭하는 가운데 신사업을 주도하던 이인덕 해외부문 총괄 부사장(53)을 포함한 다수의 중견급 임원들이 물러났다. 이는 올해 12월 정기 임원인사에 젊은 리더들을 전면에 내세우기 위한 선제 작업으로 보인다. 특히 비교적 어린 나이에 회사를 맡은 윤 대표가 젊은 인력을 선호한다는 것은 이미 업계에서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있다.
조용한 수시 임원인사, 50세 이상 임원 대거 포함
11일 <블로터> 취재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지난달 말 실시한 수시 임원인사에서 신사업을 이끌고 있던 이인덕 해외부문 총괄 부사장을 비롯한 1970년생인 이택기 홍보실 상무 등 다수의 임원진을 퇴진시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화약품의 임원 총수 15명 중 만 50세를 넘긴 인물은 약 10명이다. 이들 중 절반가량이 퇴사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임원인사는 내부적으로 조용히 진행됐다. 실제로 대표이사를 제외한 미등기임원(전무·상무 등)의 선임과 해임, 전보 등은 법적으로 공시 의무 대상이 아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임원진 변동에 대해 내부적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답변은 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오는 3분기 실적 공시에 이번 임원인사 내용이 포함될 지는 IR부서를 통해 확인해봐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통상 세대교체 등으로 조직의 수장이 바뀌면 임원인사에서 책임자들이 교체되는 일은 흔하다. 동화약품은 이번 인사에서 윤 대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라인업을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인 윤 대표의 장악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신사업 실행 등을 위한 조직개편을 완성하려는 포석이다. 윤 대표는 동화약품 지분 6.4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부친인 윤도준 회장은 3월19일 윤 대표에게 동화약품 보통주 115만3770주(4.13%)의 증여를 마무리했다.
정기 임원인사…‘젊은 피’ 영입 전망
동화약품의 신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체질개선에 나선 윤 대표는 회사의 미래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윤 대표는 성경수 경영전략본부 상무(46)와 해외부문 총괄인 이인덕 부사장을 두 축으로 삼았었다. 특히 성 상무에게 경영전략본부장을 맡기면서 향후 미국 시장을 넘어 장기적으로 유럽을 비롯해 중동까지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다만 이 부사장은 지난달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해당 자리는 공석인 상태다. 이에 따라 윤 대표는 올해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젊은 피’ 영입에 공을 들이며 책임자들의 세대교체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동화약품은 윤 대표 시대를 맞아 신사업 추진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보수적인 경영기조를 유지해온 동화약품에 유의미한 변화가 감지된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동화약품은 10월 물러난 임원들에게 퇴임 결정을 직전에 통보했다”며 “해당 내용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하려 했으나 최근 들어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