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라이프생명이 요양사업과 인공지능(AI)을 양대 성장축으로 삼아 시니어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요양 인프라를 확충하고 디지털 보험 혁신을 병행하며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면서다. 11일 KB라이프에 따르면 4분기에도 요양사업과 디지털 보험솔루션을 결합한 신성장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요양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는 6월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하며 수도권 중심으로 시설 확장에 나섰다. 확보한 자금은 ICT 인프라 강화와 통합케어시스템 구축 등 요양서비스 고도화에 집중 투입된다.
이달 중 서울 강동구에 문을 여는 '강동 빌리지'는 이러한 전략의 첫 성과다. 의료·요양·주거 기능을 통합한 원스톱 케어 모델로, KB라이프의 요양사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핵심 거점으로 평가된다. 강동을 비롯해 위례·서초·은평 빌리지와 평창동 실버타운까지 네트워크를 확대하며, 병설 데이케어센터 운영으로 고객의 연속적 돌봄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KB라이프는 'KB요양돌봄컨설팅' 홈페이지를 리뉴얼해 전문 간호사 상담과 화상 컨설팅 기능을 강화했다. 은행·보험 연계 시니어케어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그룹 시니어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 혁신 분야에서도 행보가 빨라졌다. KB라이프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투비콘과 공동 추진 중인 AI 기반 언더라이팅 자동화 플랫폼 개발과제로 중소벤처기업부 기술혁신개발사업에 최종 선정돼, KB금융그룹 계열사 중 최초로 5억7000만원 규모의 정부 R&D 지원금을 확보했다.
이번 과제는 고객 맞춤형 보장분석과 언더라이팅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AI 보험심사 솔루션 구축이 핵심이다. KB라이프 관계자는 "플랫폼 상용화 후에는 다양한 의료데이터 전문기업과 협업해 맞춤형 디지털 보험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는 내부 업무 혁신에도 적용됐다. KB라이프는 지난달 '생성형 AI 에이전트 서비스' 를 전사적으로 도입해 보험상품 상담과 마케팅 콘텐츠 제작 등 주요 업무를 자동화했다. 검색 증강 생성(RAG) 기술 기반으로 구축된 이 서비스는 상품 에이전트와 콘텐츠 에이전트 두 축으로 운영된다.
상품 에이전트는 약관·사업방법서·상품요약서를 기반으로 질문에 신속·정확하게 응답하고, 콘텐츠 에이전트는 광고배너·DM 등 마케팅 콘텐츠를 자동 생성한다. KB라이프 측은 "AI 에이전트 도입으로 고객 상담 품질과 직원 생산성이 동시에 향상될 것"이라며 "보험 도메인에 특화된 생성형 AI 역량을 강화해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KB라이프는 종합건강보험과 연금보험 등 수익성 중심 상품을 확대하며 상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상품 'KB 5.10.5 딱좋은 플러스 건강보험'은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간·자궁 색전술 치료비를 보장하고 'KB 100세 만족 연금'은 높은 환급률로 보험대리점(GA) 채널에서 인기몰이를 했다.
상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722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3.6%(236억원) 증가했다. 보험계약마진(CSM)은 3조195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5% 늘며 장기수익 기반이 한층 두터워졌다.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254.2%로 전분기보다 3.6%p 상승하며 2분기 연속 개선세를 이어갔다.
KB라이프는 지난해부터 자체위험 및 지급여력 평가제도(ORSA)를 도입해 할인율 현실화 방안을 내부모형에 반영하고 금리 변동성과 감독당국 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 자본건전성 방어 전략을 조기에 정착시켰다.
다만 보험영업이익 감소와 채권 교체매매 영향으로 수익성은 소폭 둔화됐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548억원으로 전년동기(2608억원)보다 2.3% 줄었으며 개별 기준 3분기 순익은 657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65억원 감소했다. 회사는 보험영업이익 감소와 투자수익 변동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KB라이프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채널 다변화와 수익성 중심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며 "요양사업과 AI 혁신을 축으로 업계 선도적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