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마리서치가 여름 비수기에도 리쥬란 브랜드를 앞세워 40%대 영업이익률을 지켜냈다. 의료기기 내수는 전공의 복귀 여파로 일시 둔화됐지만, 광고비 절감과 수출 호조가 이를 상쇄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을 '숨 고르기 국면'으로 평가한다. 동시에 4분기 인바인드 수요와 유럽 초도 물량 반영으로 성장세에 다시 속력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수기에도 40%대 수익률 지킨 리쥬란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마리서치는 연결기준 3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 1354억원, 영업이익 619억원, 당기순이익 5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51.8%, 77.2%, 99.3% 뛰어올랐다. 에프엔가이드 컨센서스와 비교하면 매출(1434억원)과 당기순이익(522억원)은 하회했고 영업이익(619억원)은 상회했다.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은 각각 45.7%, 37.6%를 기록했다.
이번 실적은 외형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서도 고수익 구조가 얼마나 견고한지를 보여준 분기로 해석된다. 리쥬란 브랜드의 체력과 비용 효율화 전략이 맞물리며 외형과 이익의 균형을 동시에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파마리서치가 단기 조정 없이 분기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을 두고 '질적 성장의 신호탄'을 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분기를 '성장률 조정 국면 속에서도 구조적 수익성이 유지된 사례'로 본다. 파마리서치가 계절적 비수기에도 40%대의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며 '리쥬란 중심 고수익 구조'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점에서다. 일시적 내수 둔화에도 불구하고 판매관리비 절감 효과가 반영되며 영업이익률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특히 리쥬란 브랜드의 수익성이 전체 실적을 지탱하며 안정적 성장궤도를 이어갔다.
리쥬란 브랜드의 방어력은 이번 분기 실적 안정성을 뒷받침한 결정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리쥬란의 경쟁력은 단순한 제품 성과를 넘어 수익 구조 전반을 안정시키는 축으로 작용했다. 회사는 핵심 브랜드 하나로 의료기기·화장품 사업을 모두 견인하며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비수기에도 리쥬란 매출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배경에는 오랜 임상 데이터와 네트워크가 있다.
내수 둔화 속 비용 효율화와 수출 확장

파마리서치의 3분기 실적은 내수 둔화 속에서도 비용 효율화와 수출 확대로 수익성을 방어한 결과다. 전공의 복귀와 여름철 휴가 시즌이 겹치며 일시적으로 시술 공급이 줄었지만 광고비 절감 효과가 이를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 부문은 동남아 및 구소련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하며 외형을 지탱했다. 업계에서는 외형 조정보다 수익성 중심의 경영기조가 강하게 작동한 분기로 본다. 이는 성장률이 완만해졌지만 이익률이 오히려 높아진 배경이기도 하다.
내수 부진은 구조적 한계가 아니라 계절적 요인으로 풀이된다. 7~8월에는 전공의 복귀로 개원가의 시술 인력이 줄고, 휴가철이 겹치며 진료 건수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9월 들어 의료진이 다시 복귀하면서 리쥬란의 출고량이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외국인 의료관광 수요가 다시 늘며 9월 인바운드 피부과 소비가 전월 대비 20% 이상 증가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같은 수요 회복세는 4분기 실적 모멘텀으로 이어질 시발점으로도 기대된다.
비용 구조의 안정화는 수익성 방어의 핵심요인이다. 2분기에 집행된 텔레비전(TV) 광고비 50억원이 소멸되면서 판관비 부담이 완화됐다. 동시에 마케팅 효율화와 조직 슬림화가 병행돼 고정비 레버리지가 강화됐다. 영업이익률이 40%대로 회복된 배경에는 이 같은 비용구조 개선 효과가 자리한다. 단기 매출 변동보다 비용 효율화가 실적 흐름을 주도한 분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수출 부문은 이번 분기에도 안정적인 완충 역할을 했다. 리쥬란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가 확산되며 일본·미국을 비롯한 주요 지역에서 화장품 매출이 늘었다. 의료기기 수출 역시 동남아와 중동 중심으로 호조세를 유지하며 분기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중반대로 확대됐다. 이는 내수 조정 국면에서도 외형이 흔들리지 않았던 실질적 배경으로 꼽힌다.
4분기 회복세와 신사업 확장 전략 주목

파마리서치는 4분기부터 다시 성장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인바운드 의료관광 수요가 회복되고, 유럽 파트너사 '비바시'향(向) 리쥬란 초도물량이 반영될 시점이기 때문이다. 유럽 판매가 본격화되면 내수 중심 구조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는 이를 통해 3분기의 숨 고르기 국면이 끝나고 외형 성장세가 재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리쥬란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통합 미용 포트폴리오 확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회사는 이미 에너지 기반 미용의료기기(EBD) 장비를 개발 중이며, 리쥬란과 병용 가능한 형태로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자회사 파마리서치바이오의 보툴리눔톡신 공장의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승인 및 양산이 예정돼 있어 신사업 간 시너지가 기대된다. 브랜드 파워와 제품 라인 확장이 결합되면 종합 미용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점쳐진다.
파마리서치의 과제는 리쥬란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며 신사업 확장을 병행하는 전략적 균형을 찾는 데 있다. 단기적으로 스킨부스터 시장 내 경쟁 심화가 변수로 지목된다는 점에서다. 세포외기질(ECM) 기반 신제품들의 시장 진입이 본격화되면서 점유율 변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리쥬란이 임상 데이터, 브랜드 인지도, 의료진 신뢰도 측면에서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리쥬란 브랜드의 높은 성장 잠재력은 아직 여전한 것으로 판단되고, 영업실적 고성장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2025년 4분기 의미 있는 직전분기 대비(QoQ) 영업실적 성장을 확인할 수 있다면 그동안의 성장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리쥬란은 수출시장 확장을 통해서 성장 잠재력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