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과 록히드마틴이 게르마늄 공급·구매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인터내셔널 사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과 록히드마틴이 게르마늄 공급·구매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인터내셔널 사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사진=고려아연

 

미국 정부가 구리와 은, 연(납) 등 10개 광물을 국가 안보 측면에서 별도 관리하는 '핵심광물 최종 목록(final 2025 List of Critical Minerals)'에 새롭게 추가했다. 이번 조치로 국내 기업 가운데 고려아연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구리와 은, 연을 모두 생산하는 국내 유일 기업이 고려아연이기 때문이다. 

미국 내무부(Interior Department)와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붕소 △구리△납 △제강용 석탄 △인산염 △칼륨염 △레늄 △실리콘 △은 △우라늄 등 10개 광물을 2025년판 핵심광물 최종 목록에 새롭게 포함했다. 이 목록은 미국 정부가 국가경제와 안보를 보호·강화하기 위해 관세 부과 물품 지정과 자원개발 및 투자 등을 논의할 때 기초 자료로 쓰인다. 2020년 마련한 에너지법(Energy Act of 2020)에 따라 2~3년마다 갱신한다. 

더그 버검 미국 내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경제와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우리 삶을 지탱하는 자원 확보의 중요성을 분명히했다"며 "이번 핵심광물 목록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명확한 로드맵으로 외국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생산을 확대하며, 미국의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이번 미국의 핵심광물 목록 갱신으로 어떤 기업이 수혜를 입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이 타결되며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된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필요로 하는 핵심광물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은 미국 시장 진출 등을 추진할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과 산업계 안팎에서는 우선 고려아연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고려아연은 이번에 미국이 핵심광물 목록에 새롭게 추가한 10개 광물 중 구리와 은, 납 등 3개 광물을 생산하는 국내 유일 기업이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안티모니를 포함해 다양한 전략광물을 생산해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안티모니를 포함해 다양한 전략광물을 생산해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이 발표한 최근 3분기 IR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연간 구리와 은, 납 수요는 각각 180만톤, 140만톤, 6400톤이다. 고려아연의 연간 구리와 은, 납 생산량은 2024년 기준으로 각각 3만2121톤, 44만5040톤, 2010톤이다. 상대적으로 구리 생산량이 적지만 고려아연은 미국이 준비하는 탈중국 공급망의 핵심 기지 역할을 맡을 만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고려아연은 미국의 중요한 핵심광물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핵심광물 인듐과 안티모니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고 지난 8월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현지에서 미국의 세계 1위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과 핵심광물 게르마늄을 공급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최근에는 미국이 100% 수입하는 갈륨을 2028년부터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탈중국 공급망의 핵심 기지로서 고려아연에 대한 기대감은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고려아연의 최근 주가는 100만원대를 유지하며 3개월 전 80만원 초반대에서 20% 이상 상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탈중국 공급망 구축 흐름으로 고려아연의 중요성이 더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M증권은 지난 7일 발표한 고려아연 리포트에서 "최근 미국 제련소인 MP 머트리얼스의 현지 정부 인수 등 주요 광물에 대한 공급망 구축은 민간이 아닌 국가가 주도하고 있다"며 "글로벌 최고의 제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라고 예상했다. 고려아연은 귀금속과 희소금속 등의 가격 상승으로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액을 기록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