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와 민간의 정책·지원 강화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바라보는 시장의 분위기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18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스타트업트렌드리포트 2025’ 발회에서 “거시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지만, 정부와 민간의 노력으로 생태계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간주하는 인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사에서는 트렌드리포트 발표에 이어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캐피털 업계,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패널로 참여해 새 정부 정책에 따른 업계의 변화와 전망을 논의했다.
스타트업트렌드리포트는 2014년부터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매년 공동으로 진행해온 설문조사로 올해는 창업자, 스타트업 재직자, 대기업 재직자, 취업준비생 등 800명을 대상으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창업자들은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를 54.5점으로 평가했다. 2년 연속 상승세다. 긍정적 흐름을 이끄는 요인으로는 ‘정부 및 공공부문의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53.1%)’와 ‘창업지원기관·액셀러레이터 등 민간 지원사업 확대(43.8%)’가 꼽혔다. 창업자의 64.5%는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내년 생태계도 한층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에 바라는 구체적인 정책으로는 △벤처·스타트업 연구개발(R&D) 예산 확대(69%) △인공지능(AI)·딥테크 등 혁신 분야 집중지원(46%) △모태펀드 예산 확대 및 존속기간 연장(38.5%) 등이 지목됐다.
발표에 이어 패널 토론에는 △심재윤 중기부 창업정책과장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부대표 △정인혜 알토스벤처스 대외협력팀장 △황조은 강남언니 커뮤니케이션 리드가 참여해 생태계 현안과 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새 정부의 정책이 기대감을 높이는 가운데 시장의 기류도 개선되고 있다는 데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나타나려면 제도·자금·규제 등 여러 측면에서 실질적인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심 과장은 “기술창업을 포함해 전체 창업기업 수가 감소하고 있어 우려가 크다”며 “현 정부의 국정과제에 창업·벤처 관련 항목이 대거 포함된 만큼 정책집행 속도와 지원 강도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문제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은 과기정통부의 발표가 필요하지만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조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장의 체감경기와 통계 간 온도차와 관련해 ‘투자 양극화’ 문제도 지적됐다. 중기부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신규 벤처투자는 9조8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1% 증가했지만 여전히 자금난을 호소하는 기업이 많다.
이에 대해 후속투자 비중이 커지고 초기투자는 줄어드는 구조적 흐름에 더해 AI·테크 분야의 ‘대규모 자본 수요’가 양극화를 더욱 부각시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VC 업계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새로운 모델을 창출하거나 기존 분야를 재해석해 성과를 내는 사례가 있다”며 “글로벌 확장 등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기업은 앞으로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