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외국의 검색서비스는 근본적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이 '구글'로 대표되는 웹검색 위주인 반면, 네이버나 다음, 엠파스같은 국내 검색서비스는 지식검색과 문장검색, 블로그 검색 등이 주된 무기입니다. 구글이 검색로봇이 긁어주는 웹 정보들을 페이지랭크에 따라 뿌려주는 자동화 시스템이라 한다면, 네이버나 다음은 사람의 '손질'을 거쳐 입맛에 맞는 정보들을 다소 인위적으로 배열하는 '반자동화'라 하겠습니다. 대개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들 말하는데요. 바꿔 말하면, 한국 이용자들이 블로그검색이나 지식검색같은 정보를 선호한다는 뜻이겠지요.

'한국적 특수성'이란 꼬리표가 붙어다니는 이 '지능형 검색'이 외국에서도 등장했습니다. 지난해 11월12일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해키아 얘기입니다. 

해키아
▲ 해키아

홈페이지 소개에 따르면, 해키아는 '의미를 찾아주는 검색'(Search for Meaning)이라고 합니다. 현재 웹검색 영역에서 검색 연관성과 호환성을 개선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합니다. 

구글이 검색결과의 중요도를 매겨주는 '페이지랭크'라는 독자 기술을 가졌다면, 해키아는 '시맨틱랭크'(SemanticRank)란 알고리즘을 내세웁니다. '존재의미론, 퍼지공학, 수학과 계산물리학 이론에 근거한 혁신적 솔루션'이라고 홈페이지에 소개돼 있습니다. 뭔지 잘 몰라도 좋은 말은 다 갖다붙였군요.

말이 필요없겠죠. 직접 검색을 해보면 그 독특함을 금방 알아챌 것입니다.

빌 게이츠(Bill Gates)를 검색해봤습니다. 결과화면은 이렇습니다. 

해키아 '빌 게이츠' 검색 결과화면
▲ 해키아 '빌 게이츠' 검색 결과화면

검색결과는 마치 빌 게이츠에 관한 백과사전을 보는 느낌입니다. 빌 게이츠 사진부터 약력, 웹사이트와 그의 저서, 연설문과 에세이 등이 차례로 뜹니다. 빌게이츠 재단과 마이크로소프트 사이트도 보이네요. 참여형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 정보가 가장 먼저 뜨는 것이 색다른 점이라 하겠습니다. 

해키아가 지향하는 바는 '문장검색'입니다. 예컨대 '미국의 대통령은?'이라고 물으면 '조지 부시'를 검색결과로 보여주는 식입니다. 국내에선 엠파스가 가장 먼저 선보인 기술이죠. 그렇지만 아직까지 검색 결과가 썩 만족스럽지는 않은 듯합니다. '조지 부시'를 보여주는 백악관 사이트는 10번째 결과에 뜨는군요.

해키아 'the president of USA' 검색 결과화면
▲ 해키아 'the president of USA' 검색 결과화면

해키아는 네이버나 다음처럼 블로그, 지식검색, 뉴스 등의 검색결과를 한 화면에서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기존 웹검색에 나름의 '인공지능'을 입힌 서비스일 뿐입니다. 그래도 이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의미 있는 검색결과를 먼저 제공한다는 시도는 눈여겨 볼 만 합니다. 

해키아는 현재 영문검색만 가능합니다.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올해로 예정된 정식 서비스에서 보다 나은 모습을 보실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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