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컴퓨터의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정책이 유럽에 이어 미국서도 소송에 직면했다는 글을 바로전에 포스팅했습니다. 

애플 온라인 음악 서비스 아이튠스에서 구입한 음악은 아이팟 MP3플레이어에서만 들을 수 있도록 한 애플의 DRM 정책은 반독점법 위반이라는게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들이 내건 명분입니다. 애플 DRM 정책, 유럽이어 美서도 소송 직면

법률적으로 애플의 DRM 정책이 어떻게 해석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상식선에서 생각해봤을때 지나친 측면이 있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군요. 내가 돈주고 산 디지털 음악을 특정 MP3플레이어에서만 들어야 한다는 것은 사용자 권리를 침해할 소지도 있어보입니다.

애플의 폐쇄적인 DRM 정책은 그전부터도 비판을 받아왔었습니다. 지금 상황은 비판를 넘어 소송이란 이름의 행동단계로 옮겨지는 과정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애플 DRM 소송건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이번 소송건의 성격을 규정해보자면 DRM이란 통제 기술과 소비자 권리의 충돌입니다. 알다시피 DRM은 디지털 콘텐츠의 유통을 통제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저작권 보호란 명분아래 갈수록 확산되고 있습니다. 통제수위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지요. 

그러나 DRM 기술의 무한팽창은 현행법이 보장하는 다양한 가치를 파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법이 보장하는 사용권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얼마전 한 법률 전문가를 만났는데, 그 역시 이점을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DRM의 확산으로 법보다 기술이 우선시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나온 애플에 대한 사용자들의 소송은 과도한 DRM에 맞서 자신들의 권리를 회복하겠다는 소비자 운동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애플의 DRM 정책이 법을 초월한 존재인지는 좀더 두고봐야 알겠지만 사용자들이 문제의식을 갖고 저항에 나섰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아이튠스에서 구입한 음악은 아이팟외에 다른 MP3플레이어로는 들을 수 없다는 애플의 DRM 정책에 대해 법원은 과연 어떤 판결을 내릴까요? 디지털 콘텐츠 시대, 매우 의미있을 것으로 보이는 판결 하나가 지금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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