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애플이 빠르면 내일 애플표 휴대폰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애플표 휴대폰은 미국 대형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인 싱귤러 와이어리스에 의해 공급될 예정이다.
WSJ은 또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애플표 휴대폰은 향후 몇년안에 수백만대가 판매돼 애플에 수십억달러의 매출 증대 효과를 안겨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어 애플표 휴대폰은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는 물론 반도체와 부품 업체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WSJ이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쓰는 기사들은 대부분은 사실로 드러난다. 오보가 거의 없었기에, 이번 보도 역시 사실로 봐도 무방할 듯.^^
애플의 휴대폰 시장 입성은 휴대폰 진영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전자 등 세계 메이저 휴대폰 업체들은 MP3파일 재생 기능을 갖춘 휴대폰(일명 음악폰)을 앞세워 'MP3플레이어 최강' 애플을 강하게 위협해왔다.
이대로 가면 애플의 아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강하게 제기됐다. 이를 근거로 전문가들은 애플이 독자 브랜드의 음악폰으로 휴대폰 진영의 공세에 맞대응할 것으로 내다봤고 지난 몇개월간 블로고스피어에서도 이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예상대로 전망은 현실로 나타났다. 애플표 휴대폰의 브랜드와 스펙은 어떻게 되는지 또 구체적인 유통 정책이 파악해야할 정보로 남아있을 뿐이다. 이 또한 하루안에 윤곽을 드러낼 것이다.
그렇다면 애플의 등장은 세계 휴대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애플은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과 아시아에서 자사 휴대폰 판매량을 확대하려 할 게 분명하다. 장고에 장고를 거듭한 끝에 뛰어 드는 만큼, 마이너에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애플은 사용자들 사이에서 높은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다. 디자인과 사용자 편의성에서는 넘버원급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애플은 휴대폰 시장에서 고가폰, 그것도 음악폰 시장을 강하게 파고들 가능성이 높다. 아이팟과 온라인 음악 서비스 '아이튠스'를 앞세워 디지털 음악 제국을 건설한 애플인 만큼, 주특기를 살린다면 음악폰 시장은 뒤흔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전자, 소니 에릭슨, LG전자 등 세계 5대 휴대폰 업체들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애플이 혼하이에 1천200만대의 휴대폰 제조를 주문해놨다는 해외 언론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애플이 소량 생산을 넘어 규모의 경제로 기존 업체들과 한판 붙으려 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미국을 전략적 시장중 하나로 보고 있는 삼성과 LG 역시 '애플발 태풍'의 영향권안에 놓일 수 있다. 삼성과 LG는 특히 저가폰 보다는 고가폰 사업 비중이 큰 회사들이 아니었던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휴대폰 판매량은 10억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힘이 빠진 업체들이 중도에 탈락하면서 메이저 업체 중심의 시장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어지간한 규모를 가진 업체가 아니고서는 명함도 내밀 수 없는 환경이다. 1대 팔면 남는 수익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디지털 아이콘' 스티브 잡스가 이끄는 애플이 도전장을 던진다. PC에서 출발해 MP3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한 애플은 휴대폰 진영에서 보면 이단아와 같은 도전자다. 애플은 놀던 동네가 틀릴 뿐더러 품은 야망 또한 웅대하다. 이를 감안하면 애플과 휴대폰 진영의 정면 충돌은 흥행성이 높은 빅매치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구경꾼 입장에서 대결은 성사됐으니 이제 즐기는 일만 남았다. 휴대폰 시장에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파워게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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