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스티브 잡스가 기조연설을 하던 맥월드 엑스포 행사장. 일부 애플 매니저급 인사들이 아이폰을 보고 속삭이기 시작합니다.

"우리도 처음보는 거잖아!"

CNN머니에 올라온 피터H. 루이스 포춘 수석 편집자의 글에 담긴 내용입니다.  이글은 애플이 아이폰 관련 정보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위해 철통보안에 얼마나 신경썼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How Apple kept its iPhone secrets

애플은 신제품에 대해 보안을 중시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기자들에게 간담회 초청 메일을 보낼때도 '의미있는 무언가를 발표하니 와보시오'라는 메시지만 달랑 보냅니다.

애플의 철통보안정신은 아이폰과 관련해서도 계속해서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제가 애플 아이폰 루머를 처음 접한 것은 대략 2년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루이스 편집자는 애플이 30개월간 아이폰 비밀을 유지했다고 썼는데요, 아마 제가 알기전에도 풍문이 돌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루이스 편집자는 또 아이폰 프로젝트에 대해 비밀 유지에 있어 '거대한 도전'이란 문구도 붙였는데 싱귤러, 구글, 야후 등 유명 업체는 물론 이름이 거명되지 않은 아시아 제조 업체들이 얽혀있는 상황에서도 정보가 비공개로 유지됐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 같습니다.

독자분들도 오래전부터 아이폰 관련 소식을 접해보셨을 겁니다. 투자 회사 애널리스트들과 블로고스피어는 말할 것도 없고 애드 젠더 모토로라 CEO까지도 "애플표 휴대폰 등장은 시간문제"라며 아이폰에 대한 관심에 불을 지폈습니다.

애플은 '추측이나 루머에 대해서는 일체 대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앞세워 가만히 있었는데도 아이폰에 대한 관심이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갈수록 탄력을 받았지요. 스펙과 가격은 물론 유통정책과 브랜드 이름까지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싱귤러와이어리스, 야후, 구글 등과의 협력 부분은 막판까지 베일에 가려있었지만 모델수와 스펙에 있어서는 상당 부분이 진실에 접근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엇박자도 물론 많았습니다만...

애플은 과연 어떻게 해서 계속 아이폰 관련 비밀을 유지하고 정보가 새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까요?

루이스 편집자의 글에 따르면 애플은 내부 직원들과 파트너들에게 정보를 유출할 경우 해고될 뿐더러 소송까지 당할 수 있다고 단단히 경고했습니다. 가족들에게도 입조심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또 아이폰과 관련한 글을 쓰는 블로거들과 독립 저널리스트들에게도 뻣뻣하게 굴었습니다. 소송까지 거론했던 듯 합니다.

그럼에도 풍문은 사라지기는 커녕 오히려 확대재생산됐습니다. 이런 상황은 애플에게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안겨주게 됩니다. 하나는 핵심 비밀을 계속 유지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돈한푼 안들이고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렸다는 것입니다.

애플로서는 비밀을 유지함에 따라 자사 제품과 디자인을 모방하려는 외국 업체들의 위협으로부터 지적 자산을 보호할 수 있었습니다. 애플은 싱귤러 등 파트너들에게도 제품 프로토타입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싱귤러가 프로토타입 정보를 애플로부터 받은 것은 겨우 몇주전이라고 하는군요. 철통보안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확산된 각종 풍문은 아이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의 더욱 끌어올렸습니다. 나오기전부터 입소문의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입니다. 지금 애플이 아이폰에 대해 광고를 할 이유가 있을까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말입니다.

그러나 애플은 시간이 지나면서 비밀을 유지하기가 더 이상 어렵게 됩니다. 아이폰 사업을 위해서는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럴려면 필요한 문서를 제출해야 되거든요. 이렇게 되면 애플로서도 정보를 통제하기가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이 상황에서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FCC보다 애플이 먼저 아이폰 정보를 공개하는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고 이런 과정을 거쳐 아이폰은 공식 판매 몇개월앞서 맥월드를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궁금한게 하나 있습니다. 애플은 침묵하는데, 그럴듯한 정보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졌던 것일까요? 애널리스트들이 이전에 아이폰에 대해 쓴 글을 보면 나름대로의 소식통들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서 소식통들은 도대체 누구일까요?

가끔은 애플이 어느정도 비공식 루트를 통해 일정 부분 정보를 흘리지 않았을까 추측을 해보곤 합니다. 물론 스티브 잡스가 제 얘기를 들으면 노발대발하겠지요~~ 어째튼 애플은 정말이지 특이한 회사인 것 같습니다.

참고할만한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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