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휴대폰 업체 모토로라의 애드 잰더 최고경영자(CEO)가 애널리스트들 앞에서 2006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던진 말이다.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기 보다는 부진을 깨끗하게 인정한 것이다.
모토로라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집계 결과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48%나 떨어졌다. 무섭에 치고 올라오는 소니 에릭슨이 순이익 200% 상승이란 결과를 보였음을 감안하면 할말이 없는 성적표다.
뛰어난 디자인을 앞세운 '레이저'(Razr)로 세계 휴대폰 시장을 들었다놨다하던 모토로라가 4분기들어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된 까닭은 공격적인 가격전략에 있다.
지금까지 모토로라의 전략은 레이저 휴대폰 가격을 인하하는 대신 시장 점유률은 끌어올리자는 것이었다. 요약하면 '박리다매'다.
그러나 이같은 전략은 두마리 토끼를 다 잡지는 못했다. 판매량은 늘었지만 오히려 수익성은 떨어진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모토로라 휴대폰 사업의 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11.9%에서 4분기 4.4%로 급락했다.
'레이저' 의존도가 너무 높았던 것도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모토로라는 레이저 판매에 집중하다보니 수익성이 높은 3세대 휴대폰 사업에 대한 '준비태세'가 부족했다. 3세대 휴대폰은 많은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이 비디오와 고성능 게임 서비스를 앞세워 차세대 '먹거리'로 노리고 있는 곳이다.

모토로라는 이번 부진을 계기로 수익성 강화를 위한 체질개선 작업에 들어간다. 모토로라는 우선 3천5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비용 절감이 이유다.
모토로라는 또 휴대폰 제조를 위해 여러개의 반도체를 썼던 전략을 버리고 많은 제품에 단일칩을 탑재할 계획이다. 단일칩을 쓰면 제조 비용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이외에도 모토로라는 새로운 기술을 추가해 주력 상품 가격을 인상하고 고성능 휴대폰 판매에도 보다 많은 신경을 쓰기로 했다. 이를 기반으로 모토로라는 2007년 상반기안에 두자리수 영업이익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토로라의 체질개선 전략을 종합하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수익성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만만치 않다. 이제 세계 휴대폰 시장은 땅따먹기 전쟁 시대로 접어들었다. '제로섬게임'이란 얘기다. 이를 보여주듯 소니 에릭슨이 웃으니 모토로라는 울상이다. 살인적인 가격 전쟁도 업계를 짓누르고 있다.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모로로라의 자신감에 아직은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