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C의 디자인 팀장 리체님이 운영하는 블로그 '상상공장:스킨공작소'





"리체님, 오늘 태터툴즈 홈 오픈할건데 홍보 플래시 다 됐나요?"

"루나모스님, 꽃밭 블로그에 오픈 공지글 올리는 거 잊지 마세요~"

 

설치형 블로그 태터툴즈(www.tattertools.com)로 유명한 태터앤컴퍼니(www.tnccompany.com 이하 TNC로 표기)의 사무실에서는 '김대리', '부장님' 같은 직급은 들리지 않는다. 대신 블로그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이 호칭으로 사용된다. 이는 임원진에게도 예외가 아니어서, 노정석 공동대표는 '체스터님'으로, 김창원 공동대표는 'CK님'으로 통한다.

 

TNC의 노정석 공동대표는 "억지로 이런 호칭 문화를 만들었다기 보다는 직원들 모두가 다년 간 블로그를 해 온 사람들이고 입사 전부터 블로그를 통해 알고 지낸 사이이다 보니 그게 더 자연스러워진 것 같다"고 말한다. 실제로 TNC에는 회사에 이력서를 내는 과정 없이 노 대표가 평소 눈 여겨 보았던 블로그 운영자에게 취업 제의를 하는 방식으로 입사한 직원들이 많이 있다.

 

전산과 전공 학생으로 공익근무를 하면서 블로그(www.crizin.net)를 운영하던 이재용씨(26). 태터툴즈를 사
용하면서 개선되거나 추가되었으면 하는 기능을 직접 제작해 블로그에 공개하기 시작했다. 태터툴즈가 원래 개발자 1 명이 만들어 공개한 후 블로거들이 직접 개선 과정에 참여해 만들어가고 있던 소프트웨어였기 때문에 이 같은 일이 자연스러웠던 것. 태터툴즈가 처음 공개된 당시부터 적극적으로 태터툴즈 개발에 참여하고 있던 이씨에게 회사 설립을 준비 중이던 노정석 대표로부터 연락이 왔고,  이씨는 2005년 9월 태터앤컴퍼니의 창업 멤버로 회사에 합류했다. 현재 '2세대 블로그 서비스'인 티스토리(
www.tistory.com)와 '블로그 미디어' 이올린(www.eolin.com) 개발에 참여 중인 이씨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 보다 블로그 툴 만들기에 관심이 더 많은 사람"이라며,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회사에 입사하게 되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디자이너 이숙희씨(32)의 닉네임 '리체'는 태터툴즈를 사용하는 블로거들 사이에서 문근영 만큼 유명한 이름이다. 블로그 '상상공작:스킨공작소(www.plyfly.net)’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 블로그 스킨들의 인기 때문이다. 취미생활로 태터툴즈 스킨을 만들기 시작했던 이씨는 여러 차례 노정석 대표의 입사 제안을 거절했었다. 6년 간의 프리랜서 생활을 접고 회사에 다시 들어가는 것이 고민스러웠기 때문. 그러나 끈질기게 계속된 노대표의 구애에 결국 2006년 1월  TNC에 정식 직원으로 입사하게 되었다. 스킨 디자이너로서 이씨의 가장 큰 경쟁력은 의외로 전공이 컴퓨터 공학이라는 사실이다. "Html이나 css 등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다양한 구조와 디자인의 스킨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회사에 들어오기 까지 고민의 시간은 길었지만, 유쾌한 사람들과 재미있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 지금은 인생의 봉을 잡은 것 같다는 이씨. 앞으로도 아름다운 블로그, 아름다운 인터넷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기획팀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윤경환씨(25)와 김봉간씨(26)는 블로그와 태터툴즈 사용법, 사용자 분석 등에 발군의 실력을 보여 입사 제안을 받은 경우다. 회사에서 ‘인간 크롤러(검색기)’라고 불리우는 윤경환씨가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에서 블로그라는 용어 조차 생소했던 때 외국에서 개발된 설치형 블로그를 사용해 블로그를 운영했던 것. 2004년부터는 태터툴즈를 사용하면서 자신의 블로그(
www.lunamoth.biz)에 태터툴즈 사용법과 기능 소개 등을 자주 게재했다.

 

이는 태터툴즈 사용자 메뉴얼을 직접 제작해 유명해진 김봉간씨도 마찬가지. 2005년부터 블로그(www.bklove.info)를 운영하면서 태터툴즈에 대한 글을 여러차례 게재했던 김씨는 작년 6월에 아예 '태터툴즈 가이드'라는 문서를 만들어 배포하기 시작했다. 블로그를 사용하는 이유부터 인터넷과 도메인, 호스팅에 대한 이야기, 태터툴즈를 설치하고 활용하는 방법까지 총 61페이지로 정리한 이 문서는 현재 1만5천명이 넘게 열람한 인기 문서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블로그를 좋아하다 보니 집중하게 되었고, 그것이 취업까지 연결되었다는 사실. 특별히 취직을 염두에 두고 블로깅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들을 채용한 TNC의 노정석 공동대표는 "기본적으로 블로그를 좋아하는 것은 물론, 태터툴즈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직접 사용하면서 체득한 노하우가 남다르다는 점에서 채용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모든 직원을 이와 같이 채용할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도 블로그를 통해서 만나는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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