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린스톤테크놀로지(www.princeton.co.jp)에서 판매하는 PFU-2SA 시리즈는 무엇인가를 덤으로 끼워준다. PFU-2SA 시리즈는 PC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하나 쯤 갖고 있기 마련인 USB 드라이브다. 제품 종류는 메모리 용량에 따라  256MB, 512MB, 1GB 세 가지 모델이 있다. 용도, 기능, 생긴 것 모두 다른 USB 드라이브와 다를 것이 없다.


요즘 흔하고 흔한 것이 USB 드라이브이고, 가격도 워낙 저렴하다 보니 구입하는 것도 부담이 없다. 찾는 사람이 많으니, 시장에 나와 있는 물건들도 넘쳐난다. 종류도 수 없이 많고, 디자인이나 가격대도 다양하다. 어떤 방법으로든 차별화를 하지 않으면 고객들이 거들 떠 보지도 않기 때문에 경쟁은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독특한 디자인이나 특별한 기능으로 고객들의 눈길을 잡거나, 놀랄 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들의 눈길을 잡으려는 제품들이 수두룩하다. 암호화나 보안 기능,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유틸리티나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제품들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PFU-2SA 시리즈는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대신, 재미삼아 즐길 수 있는 점치는 프로그램을 덤으로 제공한다. 구입할 때 메모리에 기본으로 저장되어 있는 일곱 천사(Seven Angels)라는 소프트웨어가 태어난 날짜와 혈액형을 입력하면 연애와 운세를 알려준다.


제품을 구입하면 먼저 메모리에 저장되어 있는 소프트웨어를 실행해서 등록을 한 후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아야 사용이 가능하다. 운세를 보려면 입력 창에 이름, 성별, 생년월일, 혈액형을 입력하면 된다. 단, 120일 동안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기간 이후에도 계속 사용하고 싶다면 정식으로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고 등록해야 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재미있을 수도 있겠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전혀 쓸모없어 보이는 점치는 소프트웨어가 제공되는 USB 드라이브. 그것도 정품이 아닌 트라이얼(trial) 버전이 ‘덤’으로서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점 볼일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별 볼일 없는 제품일 뿐이다. 


하지만 싱거운 발상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런 엉뚱한 시도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는 길이 될 수도 있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되새김질 하게 만든다. 당신이 USB 드라이브를 만들어 파는 사람이라면 무엇을 담아서 팔 수 있을 것인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생각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발전은 없다. 몸은 우물 안에 있을지라도 생각이 그 장벽을 넘어 지경을 넓힐 수 있다면, 우물 밖을 나갈 수 있는 기회도 오지 않을까? 그 동안 열심히 그릇만 만들고 있었다면, 이제는 그 그릇에 무엇을 덤으로 담아 팔 것인지를 더욱 열심히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은 웹의 시대, 블로그의 시대, 콘텐츠의 시대인 까닭이다.(사진=Princeton Techn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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