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가 세일즈포스닷컴과 관련한 글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service: SaaS) 스페셜 에디션을 운영하다보니 이 분야 선도 업체인 세일즈포스닷컴이 아무래도 많이 거론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세일즈포스닷컴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SaaS 비즈니스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닷컴 CEO(왼쪽 사진)가 말하는 '경영자를 위한 스토리텔링 마케팅 전술'을 다룬 내용이거든요^^
포브스 인터넷판에 세일즈포스닷컴 마크 베니오프 CEO 인터뷰 기사가 실렸습니다. 'I Know Marketing' 스토리텔링 마케팅과 PR에 관한 베니오프 CEO의 가치관을 다루고 있는데, 읽다보니 꽤 흥미진진합니다.
이 기사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데 있어 당신의 황금률은 무엇인가?란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베니오프 CEO의 대답은 큰 그림을 만들라는 것입니다. 그는 세일즈포스닷컴을 예로 들어 설명했는데, 이 회사가 던지는 큰 그림은 소프트웨어의 종말(the end of software)이라고 합니다. 고객관계관리(CRM)이나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가 아니라는 것죠.
옆에 그림이 뭔지 아십니까? 세일즈포스닷컴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인데, 이 회사 사람들 명함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의 종말'이란 슬로건을 빈말로 하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얼마전 세일즈포스닷컴이 한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는데 오라클, SAP 등을 향해 던지는 어투가 매우 공격적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성향으로 해석했는데 지금 보니 회사 차원에서 내보내는 전략적 메시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베니오프 CEO의 얘기는 계속됩니다. 그는 '많은 기업가들이 회사를 스토리 형태로 만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일즈포스닷컴은 다릅니다.
"거대하고 사악한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고객들로부터 엄청난 돈을 착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은 이들 고객을 구하기 위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베니오프 CEO가 말하는 세일즈포스닷컴의 스토리텔링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디테일을 채우고 다음 스토리라인을 생각하면 된다는 겁니다.
베니오프 CEO는 은유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미디어에 말하기전 은유를 생각하라'는 게 핵심입니다. 은유는 말을 이해하기 쉽게 해주기 때문이지요. 자사 제품을 친숙한 무언가와 관련시킬 수 있어야 메시지를 더욱 정확하게 전달할수 있다는 겁니다. 제가 봐도 그렇습니다. 그럼 베니오프 CEO가 펼치는 '은유의 수사학'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앱익스체인지는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의 이베이', '앱스토어는 엔터프라이즈 SW의 아이튠스'
미디어 관점에서 봤을때 제목뽑기 참 좋은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일즈포스닷컴은 설립후 얼마되지 않았을 때 당시 CRM 분야를 주름잡던 시벨시스템스를 향해 칼을 빼드는 홍보 전술을 펼쳤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웃음거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베니오프 CEO는 의외로 시벨은 상대하기 쉬운 상대였다고 평가하더군요.
이유가 궁금하시지요? 많은 사람들, 특히 기자들이 시벨을 싫어했기 때문이랍니다. 그는 모든 기자들에게 똑같은 이야기를 해주는게 아니라 각각의 기자들에게 조금씩 다른 것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아마도 시벨은 그렇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베니오프는 영향력이 큰 25명의 기자 리스트를 갖고 있는데, e메일에 꼬박꼬박 답변을 해주는 등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베니오프 인터뷰 기사에는 "(당신이) 스티브 발머라면 윈도비스타를 어떻게 팔겠는가?"란 질문도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PC가 매킨토시처럼 쉽다고 확신시킬 것이다. 비스타가 윈도OS보다는 맥킨토시같다고 말할 것이며 매킨토시 광고를 패러디할 것이다."
스티브 발머가 베니오프의 의견을 어떻게 생각할지 무척이나 궁금하군요. 베니오프는 인터뷰에서 고객과의 대화도 중요시했습니다. 마케팅에 대한 아이디어는 자신이 천재여서가 아니라 고개들과 대화를 많이 하기 때문에 나온다는 것입니다.
베니오프 CEO의 스토리텔링과 마케팅 전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의 가치관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는 측정할 수 없지만 지금 세일즈포스닷컴은 '고속성장하는 기업 반열'에 올라와 있습니다.
새로운 제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시장에 보다 명쾌하고 쉽게 전달하기 위해 베니오프 CEO처럼 은유의 수사학을 구사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너무 큰 기업을 상대로 '맞짱 한번 뜨자'식으로 덤비는 것은 동의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성공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더 커보이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