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Innovation).


어느 업종과 기업과 정부를 막론하고 '혁신'을 논하고 있습니다.


혁신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빠른 스피드'가 떠오릅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꾸준히 앞을 향해 치고 나가는 그런 이미지가 연상됩니다.


혁신은 기업 뿐아니라 정부에서도 '화두'로 꺼낼 정도입니다. 참여정부의 공과를 논하는 장은 아니니 차치하더라도 참여정부 들어 정부 혁신이 지속적으로 활자화되고 언론을 통해 일반 대중들에게도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은 올해 정부 혁신을 또 강조했습니다.


IT 업계는 모두 이런 '혁신'을 팔아먹고 삽니다. 혁신적인 디자인, 제품, 조직, 서비스 등 '혁신'이 안붙는 말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럼 다시 '혁신'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은 어디이신가요?


삼성전자나 제너럴일렉트로닉, 도요타 같은 기업이 떠오르셨나요? 전 IBM이 떠오릅니다. 눈치채셨나요? 이번 글은 IBM에 대한 글입니다.


IBM이 말하는 혁신에 전세계 많은 기업들이 주목합니다. 왜 그럴까요? IBM은 컴퓨팅 역사를 써오고 있는 회사입니다. IBM에게도 위기가 있었습니다. 반독점 소송하면 마이크로소프트가 떠오르시겠지만 IT 업계에서는 IBM이 이미 반독점 소송을 당한 바 있습니다. 미 법무부는 1967년부터 1982년까지 무려 15년에 걸쳐 IBM과 반독점 소송을 진행했었습니다. 메인프레임에 대한 독점적 지위 등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이 소송으로 IBM은 20여년의 세월을 허비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전화위복'이라고 IBM은 이 때부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위주의 사업 구조를 서비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로 변화시킵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가전, 휴대폰, 모니터 등과 같은 부문으로 확장한 것과 유사합니다. 한 사업부의 실적 저하가 전체 기업의 수익 감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한 내용입니다.


그렇게 한지 20여년의 시간이 흘렀고, 앞서 말 한대로 전체 매출의 50%를 서비스 부문에서 달성하고 있습니다. IBM은 자사의 사례 뿐아니라 세계 최고 혁신 기업들과 함께 창출해낸 많은 지식을 꾸준히 재사용합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번역돼 소개된 <앨빈 토플러 부의 미래>(앨빈 토플러, 하이디 토플러 지음, 김중웅 옮김, 청림출판)에서도 '지식'은 활용하면 할수록 그 부가 늘어난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석유라는 자원은 쓰면 쓸수록 점차 줄어들지만 지식이라는 부의 심층적 인프라는 정반대의 경우라는 것이죠. 일독을 권합니다.


이 때문에 IBM이 시장에 소개하는 혁신이라는 말과 그 내용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IBM은 매년 전세계 CIO(정보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이런 결과를 글로벌 서밋이라는 장을 통해 발표하고 각 기업의 CIO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듭니다.


IBM은 혁신에 대해 "기술과 비즈니스가 결합돼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경영 혁신과 개선을 넘어서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지난 2004년 기업들은 외형 성장을 '혁신'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런 혁신은 2006년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케 하는 요인'으로 개념이 확장됩니다. 한 기업의 혁신이 기업 내부에서만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확산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기업들의 정보화의 변화를 보면 조금 더 이해가 가실 겁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자사와 일하는 많은 부품업체나 협력 업체들의 정보화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자사 통합 시스템과 연계되길 바랍니다. 자사의 전사적 자원관리나 공급망 관리 시스템에 부품 업체와 협력업체들의 데이터가 동시에 확인되길 바라는 것이죠. 자연스럽게 협력사들의 정보화를 요구합니다. 협력사들이 ERP와 SCM에 투자하는 배경에는 독자적인 정보화 문제 해결과 함께 이런 이유도 한몫을 합니다.  


포스코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로세스 이노베이션(PI)을 단행한 포스코가 철강업체들의 정보화에 두 팔을 걷고 나서서 지원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자사의 혁신의 성과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없다는 진단을 한 겁니다. 포스코가 존재하는 생태계에 속한 기업들의 혁신이 시스템적으로 연계될 때 이런 프로세스 이노베이션의 성과가 극대화 된다는 말입니다. 

부의 미래에서도 '동시성'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내용들이 살짝 소개됩니다. 오라클이나 SAP 같은 기업용 응용프로그램 업체들은 기업 고객들이 동시성을 요구하고 있기에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기업 CEO들은 기술과 비즈니스의 통합이라는 초기 혁신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넘어서는 근본적인 혁신을 원하고 있고, 이 상황에서 한발 더 나아가 외부와의 협업(Collaboration)의 중요성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대내외 파트너와 협력사와의 협업을 가능케 하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요구는 최종 사용자 환경이 효율성 증대를 통한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을 불러오고, 사업 파트너들과의 원활한 협력 심화로 '온 디맨드' 기업 환경을 회사 외부로까지 확장 조성하게 됩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이기종 시스템들을 서로 통합하기 위해 기업들은 서비스 기반 아키텍처(SOA) 구현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경조 한국IBM 글로벌 테크놀로지 서비스 대표 겸 부사장은 "고객들은 전세계 최고의 혁신 사례를 자사에 도입하고자 한다"면서 "이런 요구 때문에 서비스도 이제는 하나의 상품으로 고객에게 전달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고객들은 자사의 몸에 맞도록 자꾸 동일한 시스템을 바꿔달라고 요구하는데 이제는 이런 표준 프로세스에 자신들을 더욱 밀착시켜야 되고, 전세계적으로 최고의 혁신 기업들이 도입한 그 서비스를 전세계에 맞도록 상품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죠. 이 때문에 서비스 상품들은 미국 본사에서 개발돼 전세계에 동일하게 판매될 예정입니다. IBM이 말하는 혁신과 그 혁신을 단행하기 위해 혁신하고 있는 IBM 글로벌 서비스 조직을 올 한해 눈여겨 보시라고 조언드립니다.


이경조 대표도 올 한해 기자들과 의견을 나눌 기회를 더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능력 닿는대로 이런 자리에서 나온 귀중한 자료들을 블로터닷넷(www.bloter.net) 독자들과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참.. 오늘자(2007년 1월 29일) 한국경제신문에 실린 '[국가혁신을 위한 긴급제언]포지셔닝 트랩'에서 탈출하라 를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한국경제가 IBM과 함께 우리나라가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국가 경쟁력 확보 방안으로 '혁신강국 건설을 위한 5대 아젠다'를 공동 제안한 내용입니다. 혁신은 IT에만 국한된 내용이 아니라는 것과 글로벌 경영 컨설턴트들이 보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엿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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