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2 '홈'

SK커뮤니케이션즈가 공들여 추진해 온 차세대 싸이월드 프로젝트의 실체가 오늘 공식 공개됐습니다. 'C2'란 프로젝트명으로 더 잘 알려진 서비스인데요. 기존 싸이월드 미니홈피 서비스를 넘어, 공개된 영역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골라 쓸 수 있는 '2세대 싸이월드'입니다. 

C2의 기능 소개는 건너뛸까 합니다. 조금이라도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SK커뮤니케이션즈가 C2 기획 단계부터 공식 블로그인 싸이월드 팩토리를 통해 주요 기능이나 진행상황을 공개하는 것을 눈여겨 보셨으리라 믿습니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SK커뮤니케이션즈측은 싸이월드 팩토리를 통해 C2의 기능이나 컨셉 등을 에둘러 흘려보내는 '블로그 마케팅'을 실시해오고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는 몇몇 유명 블로거를 초대해 시연하거나 C2 기획자들이 '미리보기' 방식으로 C2의 기능을 사실상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SK커뮤니케이션즈가 공개한 C2의 모습도 공식 블로그가 전한 소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공식 공개'라고는 하지만, 일반 이용자가 아닌 미디어 종사자들을 위한 시연행사였으므로 누구나 편하게 참석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싸이월드 서비스를 목빠지게 기다려온 이용자들에겐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어쨌거나 SK커뮤니케이션즈가 오늘(1월30일)자로 C2 프로젝트를 공식 석상에서 처음 공개하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공식 프로젝트명도 오늘부로 'C2'에서 '싸이월드2'로 바뀌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서비스인지라, 미디어 종사자들의 관심도 적잖았는데요. SK커뮤니케이션즈쪽에서도 유현오 사장을 비롯해 싸이월드 사업본부장인 박인환 상무와 기술담당 이승호 상무, UI 디자인을 책임지는 한명수 이사와 싸이월드2의 탄생을 총지휘한 박지영 그룹장 등이 모두 참석해 서비스의 중요성을 환기시켰습니다. 

이 자리에선 오늘 발표회장에서 나온 얘기들 가운데 주목할 만 한 점들을 몇 가지 말씀드릴까 합니다. 

1  SK컴즈-엠파스-코난 첫 합작품, '싸이월드2 검색'

싸이월드2는 크게 '홈'과 '마이베이스'로 나뉩니다. '홈'은 이용자가 자신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지금의 홈페이지나 블로그, 미니홈피의 역할을 떠올리시면 되겠습니다. '마이베이스'는 자신의 글이나 아이템, 인맥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일종의 '관리기지'라 하겠습니다. (싸이월드2의 컨셉이나 지향점에 대해서는 박지영 그룹장과의 인터뷰 "차세대 싸이월드는 커뮤니티 플랫폼"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이 '마이베이스'에는 기존 싸이월드에 없던 기능이 덧붙었습니다. '검색창'입니다. 마이베이스 검색창의 역할은 기존 포털사이트의 검색창과는 조금 다릅니다. 웹이나 블로그, 카페 등 광활한 사이버 공간을 두루 뒤지는 게 아니라 싸이월드 내 자신의 글이나 그림,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일촌의 콘텐츠를 먼저 찾아주는 '개인화 검색'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싸이월드2에는 기존 SK커뮤니케이션즈가 자체 개발한 검색엔진 '써플'이 탑재돼 있지만, 비공개 시범서비스가 끝나고 정식 서비스를 선보일 3월께면 사정이 바뀝니다. 보다 지능화되고 정교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새로운 검색엔진으로 대체될 것이란 얘기입니다. 이 검색엔진은 다름아닌 SK커뮤니케이션즈와 엠파스, 코난테크놀로지의 합작품입니다. 지난해 10월 3사가 합병한 이후 5개월여만에 내놓는 첫 작품이 바로 '싸이월드2 검색서비스'라는 뜻입니다. 무척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싸이월드2 발표 기자간담회

그렇다면 싸이월드2는 얼마나 차별화된 검색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까요. 아마도 기술적인 문제는 코난이나 엠파스에서 해결하겠지만, 근본 정신은 지난해 나온 '써플'의 '지인들에게 묻는 검색' 개념을 벗어나지 않을 듯합니다. 이에 대한 박지영 그룹장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싸이월드2 마이베이스는 로그인 기반이므로, 메뉴 또한 개인과 관련된 정보만 구성돼 있다. 검색도 마찬가지다. 내가 가진 콘텐츠를 우선 검색해주고 결과를 못 찾았을 때 통합검색으로 연결해준다. 네이버는 이용자 의지와 관계없이 광고나 다른 콘텐츠 보여준다. 마이베이스는 로그인 기반으로 내가 원하는 정보와, 광고마저도 내가 원하는 것만 골라 보게 될 것이다."

2 싸이월드2, e비즈니스 장터 된다?

"싸이월드2의 '홈'은 무엇인가요? 블로그인가요, 미니홈피인가요? 아니면 e쇼핑몰인가요, 홈페이지인가요?" SK커뮤니케이션즈 입장에서 이런 질문은 우문에 불과합니다. '홈'은 블로그이자 미니홈피요, e쇼핑몰이자 홈페이지입니다. 이용자가 어떻게 꾸미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모양이 바뀐다는 뜻이죠. 그래서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월드 '홈'을 가리켜 '서비스와 네트워크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시각의 미디어 플랫폼'이라 부릅니다.

이 '홈'의 다양한 기능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e쇼핑몰입니다. 싸이월드2의 전자상거래 기능에 대해선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몇 가지 언급을 통해 기능을 유추해볼 수는 있습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싸이월드2의 수익모델은 기존 싸이월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도토리 판매와 유료스킨, 배경음악과 아바타 의상 판매 등이 그렇죠. 하지만 이에 더해 개인끼리 혹은 기업간 상거래를 터주고 중간 수익을 나눠먹는 새로운 수익모델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현오 사장의 말을 들어볼까요. "싸이월드2에서도 배경음악이나 미니룸, 스킨 등 기존 싸이월드의 서비스 모델은 계속 간다. 거기에 더해 디지털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해 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 세컨드 라이프는 아직 동시접속자수가 최대 2만명이 채 안되지만, 기업이나 단체가 많이 들어가 있다. 싸이월드도 타운에 5~6만개 기업이 들어와 있다. 이렇게 들어온 기업이 어떻게 고객과 만나고 활동하는지는 서비스 모델에 달려 있다. 그런 부분을 지난해부터 계속 연구해 왔고 올해도 고민해서 고객이 더욱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콘텐츠와 서비스를 보강할 계획이다."

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 이를테면 기업이 싸이월드2란 가상공간을 이용자가 원한다면 열린 장터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장터가 뭔가요? '자릿세'를 내는 공간입니다. 결국 싸이월드2는 기존 아이템 판매수익에 더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열린 장터를 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이는 활성화만 된다면 이용자에게도 수익을 돌려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개인 이용자가 필요에 의해 만든 위젯을 다른 이용자에게 팔고 적게나마 수익을 얻는다면 나쁘지 않은 일입니다. 박지영 그룹장도 지난해 9월 블로터닷넷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이 자유롭게 위젯을 만들어 올리고, 이를 사고 팔아 수익을 올리는 모델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물론 당장은 아닙니다. 장터 기능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께 나올 것이라고 합니다.

싸이월드2는 최근 뜨고 있는 '동영상 UCC'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싸이월드2 편집기는 사진과 동영상, 텍스트와 음악 등을 통합 편집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싸이월드2에 편집기를 제공한 강송규 NA4 대표와의 인터뷰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손쉽고 편리한 편집기는 동영상 UCC 생산을 확산시킬 것입니다. 3사 합작품인 싸이월드2 검색서비스는 나와 일촌이 만든 동영상을 아무리 긴 시간이 지났어도 끄집어내 눈앞에 대령할 것이고요. 1세대 싸이월드가 글과 사진 중심의 폐쇄적 공간이었다면, 싸이월드2는 동영상과 멀티미디어가 추가된 개방적 공간입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이렇게 이용자들이 만들어낸 동영상 UCC에 대해 보상을 해 줄 수 있는 '수익공유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유현오 사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유튜브조차도 아직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 동영상 서비스의 가장 큰 딜레마가 여기에 있다. […] 우리도 이용자와 수익을 나눌 모델을 어떻게 만들까 계속 고민하고 있다. 아무래도 시간이 좀 지나야 할 것 같다. 올해 상반기 지나 하반기께면 나름대로 안정된 수익모델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볼 때, 싸이월드2는 결국 '참여·개방·공유'라는 웹2.0의 정신에 한발 더 다가선 서비스라 하겠습니다. 윈도나 맥OS 등 다양한 운영체제를 지원한다거나, IE나 파이어폭스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다는 식의 기술적 개선은 차치하고라도 말입니다. 싸이월드2를 기다리는 이용자들이 벌써부터 설레고 초조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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