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GM·LG엔솔·LG전자의 '리콜 비용' 분담...이제 시작인 이유

발행일 2021-08-23 14:39:03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GM 볼트.(사진=GM)

GM이 볼트 EV의 리콜을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 배터리 납품사인 LG에너지솔루션 등으로 연쇄반응(chain reaction)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기업인 LG화학과 ㈜LG를 비롯해 공급사슬에 포함된 포스코케미칼과 엘앤에프(L&F) 등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지배구조와 공급사슬에 포함된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시장은 이번 리콜 이슈를 '부정적인 이슈'로 판단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이번 리콜 이슈는 지난달 불거졌습니다. GM은 지난해 11월 볼트 화재 사고로 인해 6만8600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했고, 지난달 후속조치를 실시했습니다.

최근 GM은 7만3000대 가량을 추가로 리콜하기로 했습니다. 지난달 후속조치를 단행한 지 40여 일만에 추가 조치를 내린거죠. 당초 리콜 대상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생산된 볼트 EV에 한정했었죠. 이번에는 리콜 대상을 최신 생산분까지 확대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리콜 규모가 대거 확대됨에 따라 리콜 관련 충당금 비용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충당금은 지출 시기와 규모가 불확실하지만, 지출이 확실한 부채를 선제적으로 재무제표의 부채항목에 반영한 것입니다.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제품 문제로 차량에 화재가 발생한 만큼 리콜 비용 중 일부를 부담하게 됐습니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은 "(볼트EV에 납품된) 배터리셀은 LG전자가 모듈화해 GM에 납품한 것으로 일부 모듈 제작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모듈이란 배터리 팩을 모으는 묶음 단위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배터리 셀을 여러개 묶어 모듈을 만들고, 모듈을 묶어 배터리 팩을 만드는 거죠. 전기차에는 배터리가 하나의 팩 형태로 탑재됩니다.

볼트의 공차중량은 약 1650kg에 달합니다. 무거운 전기차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의 수천배에 달하는 전력이 필요합니다. 전기차 한 대에는 수백여개의 배터리 셀이 탑재됩니다. 볼트에는 288개의 배터리셀이 탑재되죠. 통상 배터리셀 12개를 묶어 모듈을 구성합니다. 24개의 모듈을 한 개의 팩으로 묶어 볼트에 탑재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설명에 따르면 모듈 제작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셀을 제조해 LG전자가 모듈을 완성했는데, 배터리 셀을 묶는 과정에 결함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리콜 비용 GM, LG 각각 '65:35'...LG 충당금 최대 7300억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는 GM 리콜 비용의 약 34.7%를 부담하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GM은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회를 통해 1차 리콜 비용을 약 8억 달러(한화 9388억원)를 계상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는 2분기 실적에 GM 리콜 관련 충당금을 반영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910억원을, LG전자가 2346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았습니다.

이를 산술적으로 환산하면 LG는 전체 리콜 비용의 약 34.7%를 분담하기로 했습니다. GM이 볼트 등의 리콜 규모를 확대하면서 LG가 부담해야 할 리콜 비용도 크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GM·LG 리콜 비용 현황.(자료=금융감독원 등)

자동차 업계에서는 GM의 리콜 비용이 최대 18억 달러(2조1119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미 외 아시아 등에서 볼트를 리콜해야 하기 때문에 리콜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죠.

기존 LG와 GM이 리콜 비용을 분담했던 전례를 고려하면, LG는 7329억원을 충당금으로 반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어디까지 1차 리콜 당시 양사가 산정했던 리콜 비용과 충당금을 토대로 산술적으로 환산한 액수입니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GM 리콜 비용을 각각 72:28 비율로 분담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환산할 경우 LG전자는 5276억원을, LG에너지솔루션은 2052억원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또한 양사가 기존에 쌓은 충당금을 토대로 환산한 것입니다.
LG의 GM 리콜 분담금, 현대차와 다른 이유는?
LG(LG에너지솔루션, LG전자 포함)는 GM 리콜 비용 중 34.7%를 분담하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GM의 리콜이 현재 진행형인 만큼 LG가 부담해야 할 몫이 더욱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GM의 리콜 사례와 현대차의 리콜 사례는 확연하게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분담 비율입니다. 지난 3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는 코나 EV 등 총 2만6699대의 배터리를 교체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리콜 비용은 약 1조원 규모로 추산됐는데,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37:63 비율로 분담하기로 했습니다.

(자료=각사 등)

현대차의 리콜 사례 때에는 차량 화재 원인에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의 책임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GM 때에는 배터리 납품사보다 제조사 측의 책임이 더욱 컸던 것으로 합의한 것으로 보이죠. 이유는 GM 리콜 사례 때에는 LG와 GM이 각각 35:65의 비율로 분담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현대차와 GM 모두 차량이 정차 중이거나 충전 중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일반적인 전기차의 화재는 주행 중 발생하는데, 정차 중 발생했다는 점에서 두 사례 모두 공통점이 있죠.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탑재한 GM 볼트 미국 화재 현황.(자료=allev.info)

화재 사고의 유형은 유사했지만, 배터리 납품사의 책임은 양사가 다르게 평가한 거죠.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동차 회사와 전지 회사의 분담 비율이 3:7인 경우는 전지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가 나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음극 탭 접힘과 분리막 손상 등 배터리가 화재의 원인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나와야 하죠. 이런 경우 자동차 회사가 리콜 비용의 30%를 분담하는 건 전기차용 전지 개발 프로세스에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전기차용 전지는 자동차 회사가 깊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지 소재까지 어떤 제품이 들여다 보죠. 모든 것이 완벽한다고 판단할 경우 자동차 회사는 차량 개발에 들어갑니다. 제조사가 30%의 리콜 비용을 분담하는 이유죠. 

LG에너지솔루션이 현대차 리콜 때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MS)' 불량을 주장한 이유도 자동차 회사의 과실을 높이기 위해서였습니다. 현재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화재의 원인을 여전히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만약 전지업체의 과실이 조금이라도 더 밝혀진다면 LG에너지솔루션이 부담해야 할 리콜 비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7000억원이 될 수도 있고 1조원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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