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피하지 않냐.” 여야 의원들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대한 질타를 쏟아냈다. 김 의장은 논란이 됐던 골목상권에서 철수하고 ‘글로벌향(向)’이 아닌 계열사들도 정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5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증인으로 출석한 카카오 김범수 의장에게 여야 질의가 집중됐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카카오는 국내 시총 3위에 오른 적 있다. 글로벌에서도 주목받는 대기업”이라면서 “이런 회사가 꽃배달, 영어교육, 골프연습장, 미용실, 대리운전, 퀵서비스까지 하는 것은 창피하지 않냐”고 따져 물었다. 또 “동네 미용실에서 수수료를 받는 게 기술 혁신이고 정보기술(IT)의 미래인가”라며 “넘어서선 안 되는 사업이 있다. 구글·페이스북이 사업을 미용실까지 진출해 문어발 확장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카카오는 너무 쉽게 돈 버는 것 아니냐. 국내 시장지배력만 높이고 있고 불공정거래행위가 의심된다는 지적도 많다”면서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카카오는 국민이 만들어준 기업”이라고 강조하며 “착하고 친절한 초식공룡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작은 동물들까지 잡아먹는 육식공룡이었다”고 질책했다.
택시·대리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서도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생태계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용자 편익을 증대하고 택시기사와 수익을 같이 가져가는 구조가 이상적인데 생각보다 난항을 겪고 있다. 추가적 논의로 지혜롭게 문제를 풀겠다”고 답했다.
다만 “카카오가 정말로 (소상공인을) 도와주는 면도 있다”며 “카카오는 돈도 빽도 기술도 없는 사람들이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사명감에 (관련사업에) 진출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네이버에 비해 해외 진출에 소홀하다는 지적엔 “카카오는 10년을 갓 넘긴 회사다. 돈을 벌기 시작한 것도 불과 2년여 전의 일”이라면서 “그 전에는 생존을 걱정할 정도의 회사였기 때문에 당혹감도 있다. 글로벌 진출이야말로 카카오 직원 모두의 꿈이자 도전”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페이·모빌리티 등 자회사 상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이미 투자 받은 회사들은 상장을 진행하고 글로벌향이 아닌 계열사들은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