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업계의 다양한 소식을 알기 쉽게 풀어서 전해드립니다.

오라클은 글로벌 데이터베이스(DB) 시장의 강자이지만 클라우드는 경쟁사들에 비해 출발이 늦었습니다. 글로벌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자) 시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필두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빅3'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오라클은 온프레미스 환경에 DB를 구축한 기업들을 탄탄한 고객으로 삼고 있었습니다. 온프레미스란 기업이 자사의 데이터센터에 서버·스토리지·CPU(중앙처리장치) 등 주요 IT 인프라를 구축한 환경을 말합니다. 하지만 초기 비용 부담이 덜하고 IT 인프라를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늘었습니다. 기존 오라클의 고객들도 클라우드로 갈아타기 시작한 가운데 오라클도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면서 CSP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오라클이 클라우드 서비스 OCI(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를 선보인 것은 지금으로부터 6~7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미 앞서간 경쟁자들을 추격하기 위해서는 오라클만의 차별화 전략이 있어야 했겠죠. 오라클의 전략은 △제2세대(Gen 2) 클라우드 △MS 등과의 협업을 통한 멀티 클라우드 △다양한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등으로 요약됩니다.
하지만 가상화에는 성공하더라도 VM들의 뿌리 역할을 하는 물리적 인프라의 한계는 피할 수 없었습니다. 너무 많은 VM을 만들거나 여러 VM 중 하나에 갑자기 과도한 트래픽이 몰린다면 다른 VM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존재했습니다. 사용료를 내고 클라우드를 이용하는데 다른 회사의 트래픽으로 인해 자사의 서비스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겠죠.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등장한 것이 제2세대 클라우드입니다. 기본적으로 물리적 인프라를 가상화해 VM을 만드는 단계까지는 동일합니다. 하지만 원하는 고객의 VM은 다른 VM들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구분지을 수 있는 것이 제2세대 클라우드의 특징입니다. 그렇게 되면 다른 회사의 VM에 아무리 많은 트래픽이 몰려도 우리 회사의 VM과 클라우드 서비스는 영향을 받지 않겠죠. 별도로 관리되므로 보안 측면에서도 더 강력하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입니다.
오라클은 출발이 늦은만큼 제2세대 클라우드 방식을 택하며 선발주자들과 차별화에 나섰습니다. 보안과 성능을 담보할 수 있는 방식을 내세워 기업 고객을 공략했습니다.

오라클은 이런한 기업들의 수요에 착안, 선발주자들과 손을 잡았습니다. 특히 MS와의 협력이 눈에 띕니다. 오라클은 지난 7월 MS와 함께 'MS 애저(Azure)용 오라클 DB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애저는 MS의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의 이름입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은 클라우드 상에서 MS 애저 계정으로 오라클의 DB를 이용할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합니다. 오라클이 MS와 손을 잡은 것은 MS의 그룹웨어·오피스 등과 오라클의 DB를 클라우드에서 함께 이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오라클은 7월 기준 전세계 39개의 리전(데이터센터)을 운영 중인데 그중 11개가 MS의 리전과 연결돼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서울과 춘천의 리전 중에서는 서울 리전이 MS와 연결됐습니다.
오라클이 기존에 가진 DB도 클라우드 차별화 포인트로 꼽힙니다. 오라클은 각 기업들의 요구사항에 맞춘 다양한 형태의 클라우드 DBMS를 제공합니다. DBMS는 기업들에게는 필수 요소죠. 클라우드 시대에 'DBMS 강자' 오라클이 갖춘 차별화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후발주자인 오라클이 이러한 차별점들을 내세워 선발주자들을 얼마나 추격하며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