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남자 영화배우가 어떤 방송사의 오락 토크쇼에 출연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집에서는 앉아서 소변봅니다." 상상을 해 보라. 터프가이의 대명사인 그가, 큰 것도 아닌 작은 일을 보는 데도 바지를 내리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듣는 사람들은 배꼽을 쥐고 웃었지만, 아내를 배려하는 그의 마음에는 자상함이 물씬 풍긴다.
화장실 청소를 단 한번도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쉬~'를 할 때 마다 칠칠맞게 방울을 여기저기 튀게 하는 아들이나 남편을 둔 엄마, 할머니, 아내들은 모두 안다. 아무리 얘기해도 고쳐지지 않는 남자들의 소변 습관 때문에 겪어야 하는 성가시고 번거로운 그 불편함에 대해 할말들이 많다.




에티켓 포인트라는 독특한 기능을 제공하는 파나소닉의 좌변기용 온수 세정기(사진=파나소닉)
파나소닉에서 이런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재미있고 반가운 '물건'을 내 놓는다. 오디오, 냉장고, 세탁기 같은 가전제품만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파나소닉이 만들어 파는 제품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그 중에는 비데도 있다.
앉으면 따뜻하게 엉덩이를 데워주고 큰일을 끝내면 적당한 온도로 맞춰진 온수가 '응가'하는 그 곳을 깨끗하게 씻어준다. 그리고 따스한 바람으로 상큼하게 말려주는 원 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류문화의 산물. 파나소닉에서 11월(2006년)에 선보일 예정인 DN-GW70은 그런 평범한 비데와 족보는 같지만 한 단계 더 진화했다.

DN-GW70을 보는 순간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에티켓 포인트라는 기발한 기능이다. 그럼 에티켓 포인트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상황을 한번 재현해 보자. '소변을 보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오는 그가 변기 받침을 세운다. 왜냐구? 그는 서서 볼일을 보는 남자니까. 받침대를 세우니 변기 아래쪽, 파편이 변기 밖으로 가장 적게 튀는 장소를 밝은 램프가 비춘다. 그는 가능하면 그곳에 명중할 수 있도록 조준하고 볼일을 본다.'
정말 효과가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저런 기능을 생각해낸 아이디어만큼은 신선하지 않은가? 세상에는 사람 보다 더 많은 종류의 물건들이 있으니, 혹시라도 이미 이런 제품이 지구촌 어느 곳에선가 팔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더라도 재미있고, 제법 쓸모 있어 보이는 기능에 눈길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단순한 비데로서의 기능만 보더라도 돋보이는 구석이 몇 군데 있다. 실리콘으로 코팅된 알루미늄 받침을 사용해 청소하기가 좀 더 수월하게 만들었다. 열전도율이 높은 알루미늄은 순간적으로 받침을 데워주고, 전력 소모량도 적다고 한다. 또한 인체 감지 센서를 내장해 사람이 화장실에 들어오면 자동으로 좌판의 온도를 올려준다.
누군가에는 정말 꼭 필요하다고 여겨지기도 하겠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그저 한번의 구경거리 밖에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판단은 보는 이들의 몫이다. 그래도 제품을 기획하고 만드는 사람들이라면 고객들을 배려하는 이런 사소한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생각해 내는 열정만큼은 배웠으면 한다.
하나 장만해 보고 싶은 충동구매의 유혹에 빠지더라도 가격표를 보면 구경으로 만족해야 하는 경우도 많을 듯 하다. DN-GW70의 출시예정 가격은 13만 5,450엔, 우리 돈으로 100만원이 조금 넘는다. 차라리 앉아서 볼일 보고, 화장실 청소를 대신해 주는 게 더 효과가 크지 않을까?
제품 정보:파나소닉(http://national.jp/product/sumai/toil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