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객을 접대하고자 할 때 술자리 보다는 골프를 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골프는 적어도 6시간을 할애해야 하고,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해야 하는 자리다. 이 같은 자리에서 자칫 좋지 못한 매너를 보여 역효과를 낸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10년 이상의 구력을 가지고 있는 필자가 비즈니스 현장에서 경험한 비즈니스 골프 매너에 관한 사항을 공유하고자 한다.
1) 예약
장소는 가급적 손님의 편의를 고려하여 선택한다. 날짜와 시간도 역시 상대방의 의사를 먼저 확인한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특히 내가 미국현지에서 직접 느꼈던 미국인들의 경우 비즈니스 골프는 업무의 일부라는 생각이 확실해 평일을 선호한다. 주말의 경우에는 오전시간, 평일의 경우에는 오후시간이 무난하다. 예약을 한 후 장소, 위치, 날짜, 시간 등을 상대방에게 확실하게 전달한다. 아울러 상대방의 인원수와 핸디 수준, 업무상의 위치, 직위 등을 고려하여 거기에 부합될 수 있도록 우리쪽의 동반 경기자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표준은 쌍방에서 2명씩 참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반대로 초청받은 경우 초청자보다 먼저 나타나서 초청자가 미안한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것은 별로 좋은 매너는 아니므로 너무 일찍 도착할 필요는 없고 적어도 20분전에 도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너무 일찍 도착한 경우라면 드라이빙 레인지나 퍼팅 연습장에서 시간을 보낸 후 20분전쯤에 약속 장소에 나타나도록 한다. 볼은 초청자측에서 제공하는 것이 관례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볼, 티, 마커 등 개인 소품은 미리 챙겨두도록 한다.

슬립마다 번호가 적혀 있는데, "좋아하는 번호가 몇번입니까"라고 먼저 물어보고 주는 게 예의다. 보통 이렇게 물으면 "아무거나 주십시오"라고 답하지만 순간적으로 이런 작은 것에도 신경쓴다는 인상을 심어주게된다. "저 친구 제품은 구입해도 되겠다"는 '구매충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2) 경기
초청을 하는 경우의 목적은 두말할 것 없이 고객을 즐겁게(entertain) 해 주는 것이다. 공이 잘 맞고 안 맞고, 상대방이 골프를 잘 치고 못 치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그 결과 보다 가까운 인간관계를 맺어 궁극적으로는 고객과의 비즈니스가 보다 원활하게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접대 골프를 치면서 점수에 연연하거나 짧은 안목으로 무리하게 사업상의 대화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초청을 받은 경우에도 원칙은 동일하다. 상대방 의중에 맞추어 즐겁게 놀아주고 배려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전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초청한 쪽에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니까. 다시 강조하면, 비즈니스 골프는 결코 운동 시합이 아니며 하나의 사교활동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굳이 상대편에서 원하지 않으면 스코어도 기록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골프를 잘 치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것이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상대방이 기분 상하거나 불편한 상태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동반 경기자는 안보는 것 같지만, 동물적으로 다른 경기자가 어떤 골프 매너를 가지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관찰하게 되어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좋지 못한 골프 매너를 10가지를 엄선(?)해 보았다.
(1) 상대방 티샷시, 티박스에 올라가 시야를 방해하는 행위
(2) 연습 스윙을 1번 이상 하는 것 (윗 사람과 경기시는 가능한 연습 스윙을 하지 말 것)
(3) 타구가 잘 안 맞았을 경우 소리 지르는 행위
(4) 캐디에게 하대하거나 작업(?)을 거는 행위
(5) 공을 분실했을 경우, 너무 오래 동안 찾는 행위 (5분 이상 지체하면 안됨)
(6) 공을 찾으러 가서 못찾는 경우 슬쩍 공을 주머니에서 떨어뜨리는 행위 (일명, 알까기)
(7) 페워웨이에서 라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을 슬쩍 건들이는 행위
(8) 벙커샷을 한 후 뒷 정리를 안하는 행위
(9) 그린에서 퍼팅시 4면을 모두 관찰하고 지연 플레이 하는 행위
(10) 그린에서 상대방이 퍼팅시, 퍼팅라인에 서 있거나 떠드는 행위
3) 마무리
운동 경기 중에는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일체 하지 않고 운동 후 식사시간에 간단히 요점만 간접적으로 전달하여야 한다. 때로는 해당 골프장에 있는 그 지방 특산물을 선물로 주게 되면, 접대 받는 고객에 대한 깔끔한 마무리가 될 수 있다.
모쪼록, 올바른 골프 매너를 구사해 소기의 비즈니스 목적을 이루시길...

